"리튬 줄게, 달러 다오"… 벼랑 끝 볼리비아, 미국 향해 'SOS'

이우창 기자

등록 2025-12-18 16:43

세계 1위 매장량 무기로 트럼프 행정부에 금융 지원 타진… 40년 최악 경제 위기 돌파구 될까



볼리비아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볼리비아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볼리비아의 로드리고 파스 신정부가 지난 20년간 이어진 반미·사회주의 기조를 공식 폐기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골자로 한 외교 노선 대전환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금융 지원을 확보하고, 자국의 풍부한 리튬 자원에 대한 해외 투자를 유치해 4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경제난을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페르난도 아라마요 볼리비아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지원을 모색하는 한편, 막대한 리튬 매장량을 외국 투자자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라마요 장관은 최근 워싱턴 DC를 방문, 미 당국자들과 만나 아르헨티나 모델을 차용한 통화 스와프 체결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 지원이 볼리비아의 고질적인 달러 부족 현상을 완화하고 외화보유고 감소를 막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리튬 산업에 대한 미국 자본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아라마요 장관은 "우리는 미국 투자 유치에 매우 관심이 많으며, 리튬과 기타 희토류 광물 자원 개발을 위한 협약 체결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정부는 이전 좌파 정부 시절 중국 및 러시아 기업들과 체결했던 기존 리튬 채굴·개발 계약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미개발 리튬 매장량을 보유한 볼리비아는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요충지로 평가받는다. 신정부는 이러한 자원을 레버리지(지렛대)로 삼아 미국 자본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볼리비아 정부는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라틴아메리카개발은행(CAF)으로부터 31억 달러(약 4조 6천억 원) 규모의 차관 도입을 확정 지었으며,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미주개발은행(IDB) 등과도 추가 자금 지원을 협의 중이다.


이러한 급격한 정책 변화는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의 국정 기조를 반영한 것이다. 파스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 등 반미 성향 국가들과 밀착했던 외교 노선을 폐기하고, 자유주의 중도 성향의 개혁을 예고했다. 현재 볼리비아는 과도한 재정 지출과 정부 통제 탓에 물가상승률이 20%를 넘고 연료와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등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파스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부패 척결과 경제 위기 타파를 강조했다. 그는 "정부 부처 축소, 민간 육성, 부유세 폐지 등 과감한 시장 친화적 개혁으로 경제를 재건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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