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까지 겨눈 AI…빅테크 감원 칼바람
일자리는 소멸하는가, 재편되는가
한국은 준비됐나…더딘 제도, 커지는 불안
아마존 웹서비스(AWS)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IT 공룡 아마존 웹서비스(AWS)가 단행한 인력 감축은 AI 자동화가 노동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AWS가 내세운 '운영 효율화'라는 명분 뒤에는, AI 기술이 인간 고유의 전문 영역까지 파고들기 시작했다는 거대한 시대적 전환이 숨어있다.
◇ 전문직까지 겨눈 AI…빅테크 감원 칼바람
AWS는 최근 데이터 센터의 물리적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관리하던 직원 수백 명을 감축했다. 과거 사람의 손에 의존했던 설치, 유지보수, 모니터링 등의 업무가 AI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필연적 결과였다.
이러한 흐름은 AWS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다른 빅테크 기업 역시 법무, 마케팅, 데이터 분석과 같은 핵심 전문 부서에서 감원을 단행했다. 이는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업무 주체'로 기능하며 조직의 근간을 바꾸고 있음을 시사한다. 심지어 일부 스타트업은 'AI 팀원'을 정식으로 도입해 재무 보고, 문서 작성 등의 업무를 맡기는 등 사람보다 AI에 더 많은 책임을 위임하는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 2층 볼룸장에서 세계 최대 클라우드 행사 '아마존웹서비스 리인벤트 2024'가 열리고 있다. (사진= 라스베이거스 연합뉴스)
◇ 일자리는 소멸하는가, 재편되는가
AI 기술이 기존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일자리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대체'보다는 '재구성'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AI가 기존 직무를 자동화하는 동시에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윤리 전문가, 데이터 큐레이터 등 새로운 직무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AI가 가져올 고용 지형의 격변을 예측하며, 2025년까지 8,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9,700만 개의 새로운 직무가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전례 없는 변화의 속도에 개인과 사회가 적응할 수 있느냐다. 이 과정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역량을 갖추지 못한 노동자는 심각한 기술 격차를 절감하며 고용 시장의 변방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사진은 차체 및 부품 나르는 자율이동로봇. 2025.3.30 (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한국은 준비됐나…더딘 제도, 커지는 불안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AI 중심의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제도적 대응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가 'AI 윤리 가이드라인' 등을 발표했지만, 급변하는 노동 시장을 뒷받침할 고용 안전망이나 실질적인 직무 전환 프로그램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 산업전'에 참가한 한 업체 부스에서 AI를 활용한 물류 분류시스템이 시연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해당 시스템은 별도로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AI 시스템이 물품을 분류하고 정보를 다관절로봇으로 전달해 자동으로 팔레트 위에 제품들을 쌓아 올릴 수 있도록 한다.
특히 AI 자동화의 충격에 가장 취약한 중소기업 종사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 교육의 공공성 확대, AI 시대에 맞는 고용보험 체계 마련, 전환기 노동법 개정 등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범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AWS의 감원 사태는 AI 자동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임을 명확히 보여줬다. 기술의 진화 속도에 맞춰 교육과 제도가 함께 발전하지 않는다면, AI가 가져올 미래는 혁신이 아닌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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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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