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특검 ‘별건 수사’에 잇단 제동… "수사 범위 일탈은 위헌적"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2-09 21:44

대법 판례 따라 엄격해진 사법부 잣대, 특검팀 공소유지 ‘비상’



브리핑에서 발언하는 민중기 특검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빌딩 브리핑실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사건들이 법원에서 잇따라 무죄 또는 공소기각 판결을 받으면서, 수사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거세다. 법원이 공소제기 자체를 무효화한 사건에는 ‘무리한 수사’라는 평가가, 실체적 진실 증명에 실패해 무죄를 선고한 사건에는 ‘부실 수사’라는 지적이 따른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 특검팀이 기소해 현재까지 1심 판결이 내려진 사건은 총 7건이다. 이 중 유죄가 확정된 것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징역 2년)과 재판 청탁 혐의의 브로커 이모 씨(징역 2년) 사건 등 2건뿐이다. 나머지 5건은 핵심 혐의에서 무죄가 선고되거나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국토교통부 김모 서기관에 대해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과 합리적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이 해당 사건이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무관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권한 있는 수사기관으로 이첩하지 않고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지적이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사건에서도 법원은 특검의 직무 범위 일탈을 질책했다.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윤 전 본부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일부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으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공소기각했다. 재판부는 국민적 관심 사안이라 해도 수사 대상을 함부로 확대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과 적법절차 원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특검 들어서며 답변하는 김예성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12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서울 종로구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의 사건 역시 별건 수사가 쟁점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김 씨의 차명법인 자금 횡령 혐의는 유죄로 보았으나, 그 외 공소사실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관련 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특검 수사의 본류로 꼽히는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핵심 혐의들도 1심에서 줄줄이 무죄를 선고받으며 특검은 체면을 구겼다. 특히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씨 관련 의혹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특검의 수사력이 부족했음을 시사했다. 또한 공천 청탁 혐의로 기소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 사건에 대해서도 법원은 "범죄 증명에 실패했다"며 부실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근 특검 사건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빈번한 이유로, 지난해 9월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 제한을 위반한 수사에 대해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명시한 대법원의 엄격한 판례를 꼽고 있다. 다만 특검팀은 "관련 법리와 증거에 비춰 판결을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상급심에서 '합리적 관련성'에 대한 법원 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 향후 판결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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