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판례 따라 엄격해진 사법부 잣대, 특검팀 공소유지 ‘비상’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빌딩 브리핑실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사건들이 법원에서 잇따라 무죄 또는 공소기각 판결을 받으면서, 수사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거세다. 법원이 공소제기 자체를 무효화한 사건에는 ‘무리한 수사’라는 평가가, 실체적 진실 증명에 실패해 무죄를 선고한 사건에는 ‘부실 수사’라는 지적이 따른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 특검팀이 기소해 현재까지 1심 판결이 내려진 사건은 총 7건이다. 이 중 유죄가 확정된 것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징역 2년)과 재판 청탁 혐의의 브로커 이모 씨(징역 2년) 사건 등 2건뿐이다. 나머지 5건은 핵심 혐의에서 무죄가 선고되거나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국토교통부 김모 서기관에 대해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과 합리적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이 해당 사건이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무관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권한 있는 수사기관으로 이첩하지 않고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지적이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사건에서도 법원은 특검의 직무 범위 일탈을 질책했다.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윤 전 본부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일부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으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공소기각했다. 재판부는 국민적 관심 사안이라 해도 수사 대상을 함부로 확대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과 적법절차 원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12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서울 종로구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의 사건 역시 별건 수사가 쟁점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김 씨의 차명법인 자금 횡령 혐의는 유죄로 보았으나, 그 외 공소사실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관련 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특검 수사의 본류로 꼽히는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핵심 혐의들도 1심에서 줄줄이 무죄를 선고받으며 특검은 체면을 구겼다. 특히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씨 관련 의혹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특검의 수사력이 부족했음을 시사했다. 또한 공천 청탁 혐의로 기소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 사건에 대해서도 법원은 "범죄 증명에 실패했다"며 부실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근 특검 사건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빈번한 이유로, 지난해 9월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 제한을 위반한 수사에 대해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명시한 대법원의 엄격한 판례를 꼽고 있다. 다만 특검팀은 "관련 법리와 증거에 비춰 판결을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상급심에서 '합리적 관련성'에 대한 법원 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 향후 판결 결과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금지]
이우창
기자
-
이재명·문재인 청와대 회동... 검찰개혁·지역균형발전 공동 해법 모색했다
-
시진핑, 창당 105주년서 "대만통일·강군" 재천명... 연설 수위는 '조절'
-
주식·달러 피난처 찾는 '29조 달러' 큰손...사모자산·금으로 뭉칫돈 이동
-
"기업 자율 투자 보장하라"... 국힘, '호남 반도체' 정권 외압 의혹 정조준
-
유시민 '재건축' 쓴소리에 요동치는 여당… 정청래·김민석·송영길 '3인 3색' 설전
-
폭염 적색경보 프랑스, 사흘 새 1천 명 초과 사망... "실제 피해 더 클 것"
-
미 항모 중동 가자 비어버린 태평양…중국 '항모 3척' 공세에 무방비 노출
-
"소총 대신 드론 잡는 군대"… 軍, 50만 드론 전사 키우고 저가 드론 대량 도입
-
"우리가 누리는 평화, 거저 얻어진 것 아니다"… 이 대통령, 6·25 참전용사에 깊은 경의
-
공휴일 저녁 덮친 연쇄 강진… 암흑과 통신 두절에 갇힌 베네수엘라
-
896조 '반도체 승부수'… 광주·전남 지역 현안 해결의 열쇠 되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896조 원 규모의 반도체·AI 투자 계획이 전남광주의 해묵은 현안을 해결할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30일 지역 정·재계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기지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막대한 전력, 용수, 부지, 물류망, 정주 여건 등 포괄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가 광주 군공항
-
법원도 ‘홍명보 선임 절차 위법’ 못 박았는데…경찰 수사 겉도는 속사정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2년째 답보 상태다. 사실관계가 이미 확인된 사안임에도 경찰이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는 사이,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정 회장과 홍 감독이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수사 실익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
대한민국단골(주), 대림동 시대 개막… 구로디지털단지역 초역세권 입지 확보
▲(주)대한민국단골 본사 사무실 이전 안내 사진=오태성 글로벌 마케팅 기업 대한민국단골 주식회사가 사업 영역 확장과 경영 체질 개선을 위해 신사옥 이전을 단행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대한민국단골 주식회사는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오는 2026년 7월 3일 금요일에 대림동 신사옥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옥
-
"아직 안 받으셨다면 서두르세요" 고유가 지원금 신청 내달 3일 최종 마감
행정안전부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상자의 97.36%인 3519만여 명에게 총 6조 800억 원의 지원금 지급을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자정 기준, 1·2차 고유가 지원금 지급 대상자 3613만 8987명 중 3518만 6628명이 신청을 마쳤다. 수단별로는 신용·체크카드를 통한 지급이 약 2343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
천당과 지옥 오가는 K-증시, 반도체 독주와 파생상품 결합이 만든 '괴물 변동성'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호조로 강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가 다시 한번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며 급락했다. 하루에 4~5% 이상의 급등락을 반복하는 불안정한 장세가 이어지자,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구조적인 변동성의 덫에 걸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1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
'가자지구 진입 차단' 여권법 정당한가...여권 뺏긴 활동가 행정소송 개시
여행금지지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진입하려다 여권이 무효화된 활동가가 현행 여권법의 이동권 제한에 반발하며 법정 공방에 나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25일, 활동가 김아현 씨(활동명 해초)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여권반납명령 처분취소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김 씨는 이날 재판에 앞서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
갇혀버린 투표함, 마비된 경기장…선관위가 치러야 할 '봉쇄 대관료' 얼마길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19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가 진행 중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는 23일 저녁에도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 손팻말을 든 채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외쳤다. 낮 동안 노년층 위주였던 시위 현장은 밤이 되자 일과를 마친 직장인과 대학생,
-
정원 120% 초과 청주여교도소... 교화 대신 갈등 키우는 사법 사각지대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지난 17일, 충북 청주여자교도소 수용 거실(방) 앞 복도에 교도관의 날카로운 지시가 울려 퍼졌다. "곧 점호를 시작하니 모두 바르게 앉아달라"는 통제 수칙이었다. 취재진이 참관한 약 16.62제곱미터(5평) 크기의 혼거실은 성인 여성 12명이 들어서자 금세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없을 만큼
-
"망설이지 말고 가슴 압박을"...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기적 만든다
국내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환자를 목격한 일반인의 신속한 초기 심폐소생술(CPR) 시행 여부가 생존율과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때 환자의 생존율은 미시행 대비 약 2.7배 높았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상반기(1~6월) 발생한 급성심장정지 환자 1만 6229건 중 98.9%인
-
"충분한 예산 두고 투표지 왜 줄였나"…선관위 예산 부실 집행 파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1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량은 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17일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선거인수의 110%를 기준으로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확보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총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