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감 속 "중국은 거부", 안개 속으로 사라진 핵 군축
서브: 러시아 유감 속 "중국은 거부", 안개 속으로 사라진 핵 군축
러시아의 이동식 ICBM 발사대. 타스=연합뉴스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간의 유일한 핵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최종 결렬되어 5일(현지시간)부로 효력을 상실했다. 이로써 반세기 넘게 이어온 미·러 간 핵무기 제한 틀이 모두 사라지게 되어, 글로벌 핵 군비 경쟁 과열과 안보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4일 자정(한국시간 5일 오후 2시)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제안한 '1년 조건 없는 연장'안에 대해 수용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이 지나면 효력이 중단될 것"이라며 조약 만료를 공식화했다. 러시아 측은 조약 만료 상황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향후 핵무기 분야에서 책임 있는 접근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뉴스타트는 1972년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1) 이후 이어져 온 핵 군축 체제의 마지막 유산이다. 양국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제한협정, 중거리핵전력조약(INF) 등을 거쳐 2011년 뉴스타트를 발효했으나, 이제는 어떠한 구속력 있는 제한도 없는 상태로 마주하게 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반세기 만에 미·러 핵무기에 대한 구속력 있는 제한이 사라진 현 상황을 국제 평화의 중대한 분수령이라 규정하며 즉각적인 후속 조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미군 전략폭격기. EPA=연합뉴스
이번 조약 종료의 배경에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깊은 불신과 더불어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핵 질서 재편 시도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기존의 양자 구도를 넘어 중국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다자간 핵 군축 프레임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미국은 자국과 러시아가 조약에 묶인 사이 중국이 핵 역량을 고도화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러와는 전력 차원이 다르다"며 핵 군축 협상 참여를 거부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협상 확대 시 영·프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어 다자간 합의는 난항이 예상된다.
기술적 진보에 따른 군사 패러다임의 변화 또한 기존 군축 체제를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과 러시아의 핵추진 순항미사일 등 상대의 핵 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신무기 개발은 기존의 '상호확증파괴(MAD)'에 기반한 핵 억제 균형을 흔들고 있다.
뉴스타트는 그동안 양국의 실전 배치 핵탄두를 1,550개로, 운반체(ICBM, SLBM, 전략폭격기)를 700기로 제한해왔다. 2023년 기준 미국은 1,419개의 핵탄두를, 러시아는 2022년 기준 1,549개의 핵탄두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의 투명성을 보장하던 마지막 제도적 장치인 정보 공유와 사찰이 전면 중단되면서, 글로벌 안보는 예측 불가능한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저작권자ⓒ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금지]
이우창
기자
-
불확실성 시대의 한미동맹... “자강과 자율성으로 균형 재설계해야”
-
트럼프 '파병 안 하면 회담 없다' 배수의 진… 중국 '군사행동 중단' 맞불
-
청해부대 호르무즈 투입되나… ‘참전 논란’ 피하기 위한 국회 비준론 부상
-
AI가 열어준 '검은 취업문'... 북한 IT 공작원, 딥페이크로 유럽·미국 기업 공습
-
"진정성 없다" 공천 등록 멈춘 오세훈… 국힘 서울시장 선거 '시계제로'
-
안보 우려 속 계속되는 미 공습, 국민 65% "정부 설명 부족하다"
-
정성호 “공소취소는 검사의 법적 판단… 장관이 개입할 사안 아니다”
-
"이란의 실질적 무력화가 곧 종전... 명시적 선언 불필요"
-
'배수진' 친 국민의힘, '절윤' 결의문으로 오세훈·김태흠 출마 길 열었다
-
"미래 교육 변혁 목전"… 中 대학가, AI 대체 전공 '도태' 가속화
-
판결 불복 ‘법왜곡죄’ 고소전 확산… 판사·검사 타깃 됐다
최근 시행된 ‘법왜곡죄’를 근거로 판결이나 수사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판사, 특별검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등을 고소·고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법왜곡죄 도입 당시부터 제기됐던 ‘무분별한 고소·고발에 따른 사법권 위축’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스마트솔루션즈(전 에디슨EV) 주주연대 대표 A씨는
-
군 수송기 ‘시그너스’의 사투... 중동 사선 넘은 211명 성남 안착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으로 중동에 고립됐던 우리 국민을 군 수송기로 무사 귀환시킨 ‘사막의 빛’ 작전과 관련,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관계 부처와 군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SNS를 통해 "중동 정세로 고립됐던 우리 국민 204명이 무사히 귀국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작전 성공을 위해 밤낮없이 헌신한 모든 관계자
-
법원 판결 뒤집는 ‘재판소원’ 봇물… 이틀 새 36건 몰렸다
법원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다시 심사하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이틀 동안 36건의 심판 청구가 접수되며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변화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0시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전자접수 23건, 방문접수 5건, 우편접수 8건 등 총 36건의 재판소원 심판 청구가 제기됐다. 시행 첫날인
-
“검찰과 거래라니” 분노한 민주당…‘김어준 유튜브’발 의혹에 ‘칼’ 뽑았다
더불어민주당이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산된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 고발 등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 대응 방침을 세웠다. 당내 지도부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비판과 국민의힘의 특검 공세가 맞물리자, 사실무근의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고 내부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청래 대표는 12일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
임해규 "정근식표 AI 교육은 영혼 없는 기술만능주의... '인간지능'이 먼저"
임해규 서울시 교육감 예비 후보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교육 정책을 '본질을 잃은 기술 만능주의'라고 규정하며 강도
-
삼성전자, 'AI 특수'에 직원 연봉 1억5800만원 시대…역대 최고치 경신
삼성전자 임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전년 대비 21% 이상 급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업황 회복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며 파격적인 보수 인상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했다. 10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평균 급여는 1억5800만원으로
-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등록 '보이콧'… 당 노선 전면 쇄신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마감된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신청에 응하지 않으며 당 지도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당내 유력 후보인 오 시장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노선 변화를 촉구하며 사실상 출마 여부를 건 배수진을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 측은 이날 언론 공지문을 통해 "오 시장은 지난 7일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
‘약 취해 반포대교 추락’ 포르쉐 운전자 구속 송치…차 안에서 투약 정황
마약에 취한 채 반포대교를 달리다 한강 둔치로 추락한 30대 운전자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30대 여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 44분께 포르쉐 SUV를 몰고 반포대교를 건너던 중 난간을 뚫고 잠수교 인근 한강 둔치로
-
北, 5천t급 구축함서 순항미사일 연속 발사…해상 핵무력 과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취역을 앞둔 5천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를 연이틀 방문해 훈련 실태를 점검하고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남포조선소에서 구축함 '최현호'에 승함해 해병들의 함 운용 실태와 성능, 작전 수행 능력 평가 시험 공정을 파악(료해)했다고 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
'36주 태아' 꺼내 냉동고 살해… 병원장 징역 6년·집도의 4년 실형
36주 된 태아를 제왕절개 수술로 강제 출산시킨 뒤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산부인과 병원장과 집도의에게 1심 법원이 살인죄를 적용해 실형을 선고했다. 태아의 생명을 빼앗는 데 가담한 산모 역시 살인죄 공범으로 유죄가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4일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 윤모 씨에게 징역 6년과 벌금 150만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