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제동 건 美 대법원, 한미 ‘안보 팩트시트’ 이행도 멈추나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2-21 12:15

청와대, 관계부처 긴급 합동회의 소집… “안보 영향 최소화 총력”

대미 투자 불만과 엮인 안보 채널, 통상 갈등 해소 전까지 ‘시계제로’



한미 정상의 대화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인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미 간 통상 현안은 물론, 이와 연동된 안보 협상 전반에도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판결로 양국 간 통상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핵추진잠수함 도입,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연료봉 재처리 등 민감한 원자력 협력 사안들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속 조치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의 두 축인 통상과 안보를 별도 채널을 통해 협의해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안보 협상 일정이 순연되는 등 두 사안은 사실상 패키지로 연동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무역 협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미국 측이 안보 사안의 이행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의 품목별 관세가 유지되고 있고 이미 발표된 대미 투자를 철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대법원 판결이 통상협상의 실질적 내용을 급변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박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며, 이 여파로 안보 협상 일정이 추가로 지연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향후 국면의 최대 가늠자는 안보 사안 협의를 위한 미국 대표단의 방한 여부다. 양국은 당초 2월 말에서 3월 중순 사이 방한을 추진해 왔으나,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다. 만약 대표단이 3월 중순 이전에 예정대로 방한한다면,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안보 협의를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통상 문제가 안보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측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 대법원의 판결 내용과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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