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의 그늘…유럽 미군기지 덮친 '월급 대란'

이우창 기자

등록 2025-11-09 09:47

급여 6주째 밀리자 각국 정부까지 나서…독일 '1만여 명 급여 대납'



독일의 미 공군기지 독일의 미 공군기지.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최장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인해, 해외 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급여 지급이 지연되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P통신은 8일(현지시간) 유럽 미군기지의 현지 직원 수천 명이 6주 전부터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5개 미군기지에 근무하는 노동자 4,600여 명 중 약 2,000명이 10월분 급여를 받지 못했다. 


아비아노 공군기지의 노조간부 안젤로 차카리아는 "근로자들이 주택담보대출 상환, 자녀 양육은 물론 출근을 위한 연료비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무도 답이 없고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외무부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당국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포르투갈 아조레스 제도의 라제스 기지에서도 현지 근로자 360명 이상이 임금을 받지 못했다. 현지 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과 포르투갈 간의 협정에 따라 무급휴직이 인정되지 않아 돈을 받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조레스 지방정부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급여 지급을 위한 은행 대출을 승인한 상태다. 일부 주둔국 정부는 자국 근로자들을 돕기 위해 직접 나섰다. 


독일 재무부는 미군 기지 직원 1만 1천여 명의 급여를 정부가 우선 대납하고, 셧다운 종료 후 미국 측으로부터 돌려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급여 문제를 대신 해결에 나섰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린다 빌메스 교수는 "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현지 계약직 근로자들이 셧다운 기간 급여를 받지 못할 위험이 가장 크다"며 "이렇게 장기간 (셧다운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상황을 분석했다.


한편, 이번 AP 보도에 주한미군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정부는 급여 대납 여부에 대한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AP는 급여 지급 중단 사태와 관련해 미 국방부에 질의했으나, 국방부는 "전 세계 현지 직원들의 기여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보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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