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게임 소음의 역습, 학업 성적 저하와 정서적 고립 부르는 '소리 없는 위기'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발송한 난청 주의보. e알리미 갈무리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이어폰 사용으로 인한 난청 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도달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최근 학부모와 학생에게 안내문을 발송하고 '난청 주의보'를 발령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 10대 청소년 난청 환자 가파른 상승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0~19세 남성 청소년 난청 환자는 2020년 11,302명에서 지난해 16,433명으로 4년 만에 45.4%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 평균 증가율인 28.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여성 청소년 또한 동일 기간 환자 수가 40.6% 늘어나며, 8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를 겪는 '돌발성 난청'의 비중도 높았다. 10대 남성 환자는 4년 새 32.9%, 여성 환자는 24.2% 증가하며 전 연령 구간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난청이 더 이상 노년층만의 질환이 아니며, 청소년층의 청력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 과도한 소음 노출이 주원인… 게임 소음 최대 119dB
난청 급증의 주원인으로는 장시간의 소음 노출이 지목됐다. 특히 버스나 지하철 등 소음이 심한 공공장소에서 주변 소음을 이기기 위해 이어폰 볼륨을 높이는 습관이 치명적이다.
비디오 게임 역시 청력 손상의 주요 원인이다. PC방이나 게임센터의 소음은 80~89dB 수준이며, 게임 중 발생하는 순간 충격음은 최대 119dB까지 보고됐다. 이는 비행기 이착륙 소음과 맞먹는 수준으로, 아동과 성인의 안전 기준을 모두 초과한다. 이효정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는 "이어폰 사용 외에도 공연 관람 등 강한 소음에 자신을 노출하는 행동이 '음향 외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음의 여러 수준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홈페이지. 갈무리
◇ 학습 능력 저하 및 정서적 위기 초래
청소년기 난청은 단순한 신체 불편을 넘어 학업과 정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서울의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난청은 학업 성적 저하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청력 손실은 자존감 저하, 스트레스 증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번 손상된 청각 세포는 현대 의학으로도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조기에 관리하지 않을 경우 노인성 난청이 심화되거나 그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난청을 인지하더라도 보청기 착용에 따른 낙인 효과를 우려해 치료를 기피하는 현상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바른 이어폰 사용법. e알리미 갈무리
◇ 예방 위해 '60-60 원칙' 준수 필수
의료계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으로 '60%-60분 원칙'을 권고했다. 이어폰 사용 시 최대 음량의 60% 이하를 유지하고, 하루 사용 시간을 총 60분 이내로 제한하라는 내용이다.
또한 귓속형 이어폰보다는 헤드폰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어폰을 낀 상태에서도 타인의 말소리가 들릴 정도의 볼륨을 유지해야 한다. 대한이과학회 등 의료계는 현재 학교에서 시행 중인 형식적인 청력 검사를 국제 표준에 맞는 정밀 검사 체계로 개선해 조기 발견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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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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