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군 사령관 테헤란 방문서 이란 '최신 제안' 받아 미국 전달하며 돌파구
로이터·FT "공식 종전·단계적 해협 개방·제재 완화 등 3단계 해법 논의"
이란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관리하"... 트럼프 '일방적 개방 발표' 반발에 불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중동 전쟁이 발발 80여 일 만에 공식 종전 협정 체결이라는 분수령을 맞이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종전을 위한 양자 합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주변 아랍국가 지도자들과 종전을 위한 '평화 관련 양해각서(MOU)'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이 대체로 협상되었으며 최종 확정만 남았다"며,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가 끝나는 대로 조만간 합의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종전 협정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등 이란 주변국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국가가 종전 협정의 보증인이자 당사자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핵심 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도 전화 통화를 마쳐, 종전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힌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낙관한 것은 지난달 7일 전격적인 휴전 합의 이후 처음이다. 이날은 전쟁 발발 84일째 되는 날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왼쪽)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 사진=AFP/연합뉴스, 이란 대통령실 제공
이번 협상 타결의 막후에는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군 총사령관은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대통령, 외무장관 등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가졌다. 무니르 사령관이 이란 측의 최신 제안을 미국 측에 신속히 전달하면서 그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협상이 급진전됐다. 이 과정에서 아랍 국가 지도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의 제안을 수락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종 합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는 암초도 여전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이란이 제시한 14개 항의 요구안에는 핵 문제와 동결 자산 해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종전 MOU 체결 이후 실제 핵 사안을 본격 논의하기까지 최소 30일에서 최대 60일의 유예 기간을 두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 온 즉각적인 이란 핵 봉인 원칙은 일정 부분 타협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외신 보도 역시 단계적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이란의 제안이 공식 종전, 호르무즈 해협 위기 해결, 30일간의 추가 협상 개시 등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호르무즈 해협의 단계적 재개방, 이란 농축우라늄 이전 논의,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 및 제재 완화 등이 합의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선(先) 핵 포기' 원칙을 굽히고 사후 논의 방식의 MOU에 동의할 경우, 미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쟁 장기화 우려와 에너지 가격 상승 압박에 떼밀려 성급한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국내외 정치권의 비판과 함께 책임론에 직면할 수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이견도 핵심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안에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란 파르스 통신은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관할 하에 남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반박해 최종 타결까지 거센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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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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