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달래며 실리 챙긴다"…미·이란 호르무즈 긴장 속 동상이몽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5-27 13:33

루비오 미 국무 "며칠 내 진전" vs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분쟁 종식 준비 완료"

트럼프, 공화당 내 '양보 과도' 비판에 저강도 군사 옵션 섞어 이란 압박

이란, 군 사망 보도 늦추고 87일 만에 인터넷 복구하며 판 깨기 경계



트럼프 대통령과 호르무즈 해협이 등장하는 그림이 걸려 있는 이란 테헤란 광장 트럼프 대통령과 호르무즈 해협이 등장하는 그림이 걸려 있는 이란 테헤란 광장.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한 협상을 물밑에서 지속하고 있다. 최근의 긴장 고조는 양국이 외교적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성급한 타협을 경계하는 내부 강경파를 무마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카드라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남부 해안의 기뢰부설 선박과 미사일 발사대 등을 겨냥해 소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번 작전을 '자위권 행사'로 제한된 조치였다고 발표했다.


이란 측은 즉각 휴전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자국 영공에 진입한 미군 MQ-9 드론을 격추하고 F-35 전투기를 격퇴했다고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란 외무부 역시 미군의 군사 활동을 "휴전 합의의 심각한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나 양측은 군사적 충돌 상황에서도 외교 채널을 가동하며 협상 테이블을 유지했다. 보복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규모 군사 조치를 자제하면서 합의문 문구 조율 등 세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오만 무산담에서 드론으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오만 무산담에서 드론으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현재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대이란 제재 해제, 향후 핵 협상 틀 마련 등 종전을 위한 로드맵이 담긴 MOU 체결을 추진 중이다. 양측은 최소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본격적인 종전 협상에 돌입한다는 사전 합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공습 직후 카타르에서 대화가 진행 중임을 언급하며 "아마 며칠 내로 진전을 이룰지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협상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또한 중재국인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군주에게 "이란은 분쟁과 긴장을 끝낼 준비가 됐다"며 합의 조항 확정을 위한 진지한 노력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이란 당국은 미군 공습 이후 협상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자국군 사망 소식 보도를 고의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차단했던 해외 인터넷망을 87일 만에 부분 복구하는 등 이란 내부에서도 긴장 완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수석 부통령은 "인터넷 공간에 대한 자유롭고 규율 있는 접근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조치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같은 대치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들이 처한 내부 정치적 입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MOU 초안 공개 직후 공화당 내부에서 '대이란 저자세 외교'라는 역풍이 불자 강경 노선으로 급선회했다. 원하는 수준의 합의가 불발될 경우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저강도 공습 카드를 활용했다는 관측이다.


이란 역시 협상파와 혁명수비대를 필두로 한 강경파 간의 갈등이 깊은 상황이다. 결국 호르무즈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양국 지도부 모두 무력 파국을 막는 동시에 자국 내 여론을 돌파해 협상 동력을 이어나가려는 고도화된 외교적 셈법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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