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존립위기" 발언에 중국 '전범국 프레임' 총공세... 국제무대서 위험한 줄타기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G20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제공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촉발된 중일 갈등이 유엔(UN)과 G20 등 국제 외교 무대로 확산되고 있다. 양국 간의 설전은 군사적 긴장감마저 고조시키며 전방위적인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갈등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 전함을 사용한 무력 행사가 수반된다면 이는 일본의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며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한 데서 비롯됐다.
중국은 즉각적인 외교적 공세에 나섰다. 푸총 주유엔 중국대사는 지난 21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일본이 대만 문제에 대한 무력 개입 야심을 드러내며 중국의 핵심 이익에 도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선 18일 안보리 개혁 연례 토론에서도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 부재를 주장한 바 있다. 국제기구에서도 중국의 압박은 이어졌다.
리쑹 주빈 중국 국제기구 상임대표는 같은 날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일본의 플루토늄 과다 보유 문제를 지적하며, 다카이치 내각의 '비핵 3원칙' 재검토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했다. 리 대표는 "일본이 군국주의의 길을 다시 걷는다면 국제사회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유엔 헌장의 '적국 조항'까지 거론하며 수위를 높였다. 대사관 측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범국이 침략 정책을 재개할 경우 안보리 허가 없이 군사 행동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일본 외무성은 "1995년 유엔 총회에서 해당 조항의 사문화가 결의됐고 당시 중국도 찬성했다"며 반박했다.
국제 사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대중국 견제 기구인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PAC)'는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대만해협 위기에 대한 정당한 경종"이라고 옹호했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폭언을 한 쉐젠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도 양국 간 냉기류는 뚜렷했다. 리 창 중국 총리는 다카이치 총리와의 접촉을 피하며 신흥국(글로벌 사우스)과의 연대를 과시해 일본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반면 다카이치 총리는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이재명 한국 대통령 등과 교류하며 우군 확보에 주력했다. 외교적 갈등은 군사적 대치로도 구체화되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취임 후 첫 시찰지로 대만에서 불과 110km 떨어진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 섬을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이곳에 내년 대공 전자전 부대를 설치하고 향후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을 배치할 계획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난세이 지역을 포함한 방위 체제 강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일본의 안보 태세 변화를 '군국주의 부활'로 규정하며 국제적 고립을 시도하는 한편, 일본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를 내세우며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어 양국 간 긴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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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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