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국엔 추가 대여, 일본은 ‘판다 제로’ 위기… 귀여운 외모 뒤 숨겨진 ‘판다 정치학’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에 있는 자이언트판다 '레이레이'와 '샤오샤오' 차이나데일리 캡처
중국 정부가 자이언트판다 대여를 매개로 외교 관계의 온도 차에 따라 전략적 선택을 내리는 모양새다. 협력 관계를 강화 중인 독일·프랑스·한국에는 판다를 추가 대여하거나 계약을 연장하는 반면, 관계가 냉각된 일본에서는 잔류 판다를 모두 회수하며 외교적 압박과 호의를 분명히 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헬라브룬 동물원에서 열린자이언트판다 보전 협력 협정 서명식에서 덩훙보 주독일 중국대사(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뮌헨=신화 연합뉴스
독일·프랑스·한국과는 협력 강화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CWCA)는 지난 21일 청두 자이언트판다기지의 판다 두 마리를 독일 뮌헨 헬라브룬 동물원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양국이 체결한 자이언트판다 보전 협력 협정에 따른 것으로, 향후 10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내달 하순으로 예정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방중을 앞두고, 판다를 매개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외교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현재 독일은 베를린 동물원에서 2017년부터 '멍멍'과 '자오칭'을 사육 중이다. 멍멍이 2019년 출산한 쌍둥이는 2023년 반환됐으며, 지난해 8월 출산한 암컷 쌍둥이 역시 2~4년 내에 반환될 예정이다.
또한 중국은 프랑스와 한국에도 판다 추가 대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2027년 새로운 판다를 프랑스에 대여하기로 했으며, 한국 역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이후 판다 추가 임차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54년 만에 '판다 없는 국가' 전망
반면 일본은 1972년 국교 정상화 이후 유지해 온 판다 사육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경색된 중일 관계의 여파로 일본 내 판다 사육 역사는 마침표를 찍게 됐다. 도쿄 우에노동물원의 마지막 보루였던 쌍둥이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오는 27일 반환길에 오른다.
앞서 지난 9월 부모 판다인 '리리'와 '싱싱'이 이미 반환된 데 이어, 이번 쌍둥이 판다까지 돌아가게 되면 일본은 54년 만에 '제로 판다' 국가가 된다. 일본 현지에서는 판다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관람객들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쓰촨성 판다기지에 있는 자이언트판다 푸바오. 신화=연합뉴스
판다 외교의 관행과 비판
중국은 자국 특산종인 자이언트판다를 우호 국가에 대여하는 '판다 외교'를 지속해 왔다. 계약에 따라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라도 성체가 되는 만 4세 전후에는 중국으로 반환해야 한다. 한국의 '푸바오' 역시 이 원칙에 따라 지난해 4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다만 희귀 동물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판다 외교 방식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동물복지 전문가들은 빈번한 장거리 이동과 강제 이주가 판다에게 미칠 심리적·생리적 부작용을 경고하며, 생물 종 보전이라는 명목 뒤에 숨은 동물의 수단화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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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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