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해협 봉쇄하며 상선 공격…美는 "책임 물을 것"
아살루예 정유시설·부셰르 원전 인근서도 폭발 보고
지난달 이어 이번 주만 세 번째 공습…확전 우려 고조
이란 공습작전 위해 미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서 출격하는 F/A-18E 전투기. 사진=미 해군·중부사령부 제공
종전 합의를 위태롭게 이어가던 미국과 이란이 1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주도권을 둘러싸고 다시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란은 해협을 지나던 상선을 공격한 뒤 역내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위반했다며 남부 주요 군사시설에 공습을 재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선박들이 불법 항로로 통항을 시도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승인되지 않은 항로로 이동한 선박 1척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발표 후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동부 시간 기준 11일 오후 7시 15분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키프로스 선적의 컨테이너선 'M/V GFS 갤럭시' 호를 노골적으로 공격했다"며 "중부사령부 소속 부대가 이번 주 세 번째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란 측의 공격으로 해당 선박의 민간 선원 1명이 실종된 상태이며, 선내 화재가 발생하고 엔진실이 심각하게 손상돼 항해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는 이어 "이란은 이전 상선 공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던 상황에서 다시 한번 양해각서(MOU) 준수 기회를 얻었지만 이를 다시 저버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민간 선원과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약화시켜 이란이 큰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공습은 최고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수행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정박 중인 화물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엑스에서 중부사령부의 대(對)이란 공습 개시 발표를 공유하며 "이란이 형편없는 선택을 했다"며 "이제 그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고, 양측 발표 후 이란 곳곳에서는 폭발음과 화염이 목격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란 매체들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케슘섬을 비롯해 이란 남부 아살루예, 부셰르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아살루예에는 이란 최대 정유시설이 자리 잡고 있으며, 부셰르는 이란 내 유일한 상업용 원전 소재지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국영 IRIB 방송을 인용해 이란 남부 중앙의 항구도시 반다르 아바스에서 세 차례, 시리크에서 두 차례 폭발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IRIB에 따르면 이란 남동부 차바하르에서도 폭발이 있었다.
미국의 이날 공습 표적에는 이란의 공중·지상 감시 레이더, 미사일·드론 저장고, 미사일·드론 발사기지,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 등이 포함됐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날 이란의 호르무즈 재봉쇄와 미국의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양국은 지난달 종전 MOU 체결 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놓고 물리적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일 이틀간 이란 남부 지역에 공습을 단행했고, 이란도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내 미군 주요 시설을 겨냥해 맞대응했다. 양국은 종전 MOU 서명 9일 만인 지난달 26일에도 이틀에 걸쳐 공습과 보복 공격을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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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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