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야당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제동… "부작용 보완책 먼저"

편집국 기자

등록 2026-07-12 11:45

검사 직접 수사 전면 폐지안에 "수사기관 간 권한 조정 사안" 유보적 입장

영장 단계 집중된 비정상 해소 및 모색적 압수수색 방지 효과 기대

무분별한 고발인 재정신청은 분쟁 비용 증가 우려, 정교한 입법 요구



대법원 전경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TV 제공


대법원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 정책적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보완방안이 반드시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냈다. 


정치권의 검찰 통제 시도가 자칫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화하는 한편, 인권 보호를 위한 영장 심사 강화에는 적극적인 찬성 성향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의견서를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기는 한편,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직접 영장청구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원행정처는 의견서에서 "수사기관 간 권한 조정에 관한 사항으로 제도 변화에 따른 장단점과 국민·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국회에서 면밀히 살펴 충분한 숙의와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신중론을 편 배경을 밝혔다.




조속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 촉구하는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더불어민주당 김용민·김영호,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즉각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개정안 중 각 지방법원에 공소심의회를 설치해 검찰의 기소 여부를 사전에 심의·의결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법원행정처는 "공소제기의 적정성은 기소 후 재판을 통하거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다시 판단을 구하는 재정신청 제도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이 공소심의회를 직접 운영할 경우, 해당 재판부가 향후 본안 재판이나 재정신청 과정에서 심의회의 선행 결정과 다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져 사법부 독립과 재판의 중립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제도 도입 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피의자 인권 보장과 직결된 '수사단계 조건부 석방 제도'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 절차' 도입에는 명확한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조건부 석방 제도는 구속과 불구속이라는 이분법적 선택에서 벗어나, 전자장치 부착이나 주거 제한 등 도주 방지 조건을 전제로 피의자를 석방하는 일종의 수사 단계 보석 제도다. 


법원행정처는 "구속이 곧 처벌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형사사법의 중심이 영장 단계에만 집중되어 정작 중요한 본안 재판은 소외되는 비정상적 상황을 해소할 수 있다"며 불구속 수사 원칙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수사기관이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특정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뒤지는 모색적 압수수색을 방지하기 위한 '영장 사전심문 절차'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법원대법원. 사진=연합뉴스 


법원행정처는 "기존 서면 심리 방식으로는 압수수색 요건과 범위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할 방법이 없었다"며 "사전심문이 도입되면 충분한 심리 수단을 확보해 법관의 신중한 판단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수사 기밀이 유출되고 증거인멸의 기회를 줄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검찰 등 수사기관의 입장과 전면 배치되는 대목이다. 법원행정처는 수사의 밀행성과 신속성이 저해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심문 대상을 수사기관과 참고인으로 한정하고 비공개로 진행할 수 있어 정보 유출이나 지연 가능성은 작으며, 오히려 기각과 재청구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개정안 중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의자에게도 법원에 불복할 수 있는 재정신청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에는 실효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원행정처는 "현재 헌법소원으로 처리되는 피의자의 구제 절차가 법원으로 이관되면 대법원 재항고 등을 추가로 거치게 되어 권리구제 기간이 오히려 장기화하고 한정된 사법 자원의 효율적 분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신중안을 냈다.


아울러 고소인 외에 일반 고발인에게까지 재정신청을 전면 허용하는 해당 안에 대해서도 "민원성 고발인의 무분별한 불복절차 신설로 피고발인의 법적 지위가 장기간 불안해지고 사회적 분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아동학대, 가정폭력, 장애인학대 등 법적 신고 의무자가 고발하는 특수 범죄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고발인의 재정신청을 허용해야 한다는 정교한 입법 대안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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