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센서 활용한 '자율주행' 모델 우승... 100m 14초대 속도 기록
인간 세계기록보다 7분 빨라... 복합 경사로·회전 구간 스스로 판단 주행
105개 팀 참가해 기술 격전... 중국 '로봇 굴기' 현주소 확인
19일 중국 베이징시 이좡에서 개최된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아너의 '샨뎬'이 출발해 빠르게 뛰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베이징 벌판을 질주하는 마라토너들 사이로 강철 다리의 로봇들이 바람을 가르며 앞서 나갔다. 중국 베이징 이좡에서 열린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현장의 풍경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인간 마라토너와 로봇이 함께 코스를 달리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대회의 핵심은 별도의 외부 유도 신호 없이 로봇 자체의 다중 센서 시스템에만 의존해 달리는 ‘자율주행 기술’의 검증이었다. 톈궁, 유니트리, 아너 등 중국의 주요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사를 비롯해 기업 80여 곳, 연구기관 및 대학 20곳 등 총 105개 팀이 참가했다. 경기는 자율주행 그룹(42개 팀)과 원격 제어 그룹(63개 팀)으로 나뉘어 속도를 겨뤘다.
19일 중국 베이징시 이좡에서 개최된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한 로봇이 회전로를 돌지 못하고 울타리에 부딪혀 쓰러져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번 대회의 승부처는 단순한 속도가 아닌 로봇의 기술적 자립도였다. 주최 측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격 제어 모델에 주행 시간의 20%를 가산하는 페널티를 적용, 스스로 판단하고 달리는 자율주행 기술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이는 단순 속도 경쟁을 넘어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달리는 자율주행 기술에 높은 가치를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대회 우승은 아너(Honor)의 휴머노이드 ‘샨뎬’(閃電)을 훈련시켜 자율주행 그룹으로 출전한 ‘치톈다셩’ 팀이 차지했다. 최종 기록은 50분 26초. 인간 하프마라톤 세계기록(57분 20초)을 무려 7분 가까이 앞당긴 대기록이다. 100m를 14초대에 주파하는 폭발적인 속도에 현장을 지켜보던 각국 취재진 사이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19일 중국 베이징시 이좡에서 개최된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각국 취재진이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현장에서는 로봇들의 비약적인 성장이 돋보였다. 출발 직후 경로를 이탈하거나 넘어지는 사례가 빈번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 참가 로봇들은 안정적인 동작으로 코스를 공략했다. 우승한 로봇은 시각 카메라, 라이다(LiDAR), 관성 측정 장치(IMU) 등을 활용해 오르막 경사로와 22곳의 곡선 구간을 스스로 인지하고 주행했다.
완벽한 질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 로봇은 회전 구간에서 균형을 잃고 울타리에 충돌해 멈춰 섰으며, 마치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다 역주행을 시도하는 등 여전한 기술적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회장 곳곳에는 50여 대의 서비스 로봇이 배치되어 마라토너 안내, 청소, 식사 제공 등 행사 운영을 지원하며 로봇 기술의 실용적 측면을 강조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빠른 속도와 인간과 유사한 움직임에 놀라움을 표했다. 중국 현지 언론과 각국 취재진 역시 이번 대회를 중국 ‘로봇 굴기’의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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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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