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보라매병원 연구팀, 성인 1만 3천여 명 분석… "먹고 쓰는 균형 맞춰야 숙면"
잘 먹고 잘 자려면 '섭취-소비' 제로(0) 수렴해야… 수면 부족 위험 29% 감소
여성, 호르몬 변동 민감해 에너지 부족 시 스트레스 축 활성화로 수면 타격
수면. 연합뉴스TV 제공
여성의 숙면이 하루 섭취하는 열량과 신체 활동으로 소비하는 열량의 균형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너지 섭취와 소비의 균형을 알맞게 유지한 여성은 극단적으로 식단을 제한하여 에너지가 부족한 여성에 비해 수면 부족을 겪을 위험이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정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9, 2020, 2022년)에 참여한 성인 1만 3164명을 대상으로 에너지 섭취-소비 균형(EIEB)과 수면 시간의 연관성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하루 에너지 섭취량에서 기초대사량과 신체 활동 소비량을 뺀 'EIEB' 지표를 산출해 조사 대상자들을 4개 그룹(1~4분위)으로 분류했다. EIEB 지표가 0에 가까우면 먹은 만큼 에너지를 소비한 것이며, 음(-)수면 섭취 부족, 양(+)수면 에너지 과다 섭취를 뜻한다.
분석 결과, 여성의 경우 에너지가 가장 심각하게 부족한 1분위 그룹에 비해 섭취와 소비가 균형을 이룬 2분위 그룹에서 짧은 수면을 겪을 위험이 29% 감소했다. 여기서 짧은 수면은 하루 6시간 이내의 수면 부족 상태를 의미한다.
서울대병원 제공
에너지가 소폭 남는 3분위 그룹과 본격적인 과다 섭취군인 4분위 그룹 역시 1분위 그룹 대비 짧은 수면 위험이 각각 25%, 24% 낮았다. 특히 에너지를 가장 많이 섭취한 4분위 그룹보다 균형을 이룬 2분위 그룹에서 수면 개선 효과가 가장 뚜렷했다. 연구팀은 많이 먹는 것보다 먹고 쓰는 양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숙면에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남성에게서는 이 같은 에너지 균형과 수면 시간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여성에게서만 이러한 연관성이 나타난 배경으로 '신경내분비-면역 조절'의 성별 차이를 지목했다. 인체는 수면 중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약 400kcal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때 에너지가 심하게 부족하면 스트레스 축(HPA)이 활성화되어 숙면을 방해하게 된다.
특히 여성은 대사 및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렙틴(식욕 조절 호르몬)의 급격한 변동에 생리적으로 더 취약하다. 이 때문에 야간의 회복 에너지가 부족할 때 남성보다 수면에 더 큰 지장을 받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박민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무작정 덜 먹거나 운동량만 늘리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는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여성은 자신의 신체 활동량에 맞춰 적절히 영양을 섭취하는 '에너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숙면의 핵심 요소"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한가정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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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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