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상장으로 세계 최초 '조(兆)만장자' 등극 눈앞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6-12 15:07

스페이스X 지분 가치만 8600억 달러…차등의결권으로 상장 후에도 의결권 84% 유지

20년 우주 집념이 일군 결실, 테슬라 이어 '머스크 팬덤'이 자본시장 다시 흔들다

전·현직 직원 400명은 '1억 달러 이상' 거머쥐어…월가에 유례없는 부의 산사태


스페이스X스페이스X.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우주·인공지능(AI) 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확정하며 증시 데뷔를 눈앞에 두었다.


스페이스X는 11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공모가격을 주당 135달러로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는 클래스A 보통주 5억 5556만 주를 매각하여 750억 달러(약 114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되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주관사들이 추가 옵션인 약 8300만 주를 행사할 경우, 최종 조달 규모는 86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모는 흥행 면에서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전체 청약 물량은 목표치의 4배를 초과했으며, 3000억 달러(약 450조 원) 이상의 자금이 청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개인투자자들의 주문 금액만 1000억 달러(약 153조 원)를 넘어섰다. 일론 머스크 CEO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모 물량의 최소 20%를 배정하며, 테슬라에 이어 다시 한번 강력한 개인 팬덤 기반의 마케팅을 전개했다.


공모가 기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1조 7700억 달러(약 2686조 원)로 평가되어 글로벌 상장기업 10위권 진입을 확실시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세웠던 역대 최대 IPO 조달 기록(290억 달러 조달, 기업가치 1조 7000억 달러)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이러한 흥행의 배경에는 MSCI, 나스닥, FTSE 러셀 등 주요 지수 산출 기관들이 기준을 변경하여 스페이스X의 조기 지수 편입을 허용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S&P 500 지수의 조기 편입은 이번 결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스페이스X 주식은 12일부터 나스닥과 나스닥 텍사스 시장에서 티커명 'SPCX'로 거래를 개시한다.



일론 머스크일론 머스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상장은 글로벌 IPO 시장의 중대한 기준점이 되는 동시에, 실리콘밸리와 월가 전반에 막대한 부의 이동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앤트로픽과 오픈AI 역시 비공개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두 기업의 가치 또한 각각 1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1조 달러급 초대형 기술 기업 3곳이 동시에 증시에 입성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성과가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의 영향력과 그의 비전에 대한 자본시장의 압도적인 신뢰를 입증하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2002년 스페이스X를 창업한 머스크는 부분 재사용 로켓과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통해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또한 스페이스X는 올해 2월 머스크의 AI 기업인 xAI를 인수하는 등 사업 영역을 전방위로 넓히고 있다.


스페이스X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머스크는 차등의결권 주식을 통해 상장 후에도 84%의 의결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된다. 그의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공모가 기준 8600억 달러(약 1305조 원)를 초과하며, 여기에 테슬라 지분 가치인 2790억 달러를 더하면 세계 최초의 '조(兆)만장자(Trillionaire)'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스페이스X 보유 지분의 일부는 특정 운영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매각이 제한된다.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 발사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 발사. 사진=AP/연합뉴스


그 외의 주요 주주로는 머스크의 동업자인 안토니오 그라시아스가 이끄는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2대 주주)를 비롯해 귄 쇼트웰 사장, 브렛 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있다.


한편, 이번 IPO를 통해 스페이스X의 임직원들 역시 대규모 자산가로 거듭날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투자 플랫폼 힐닷컴(Hill.com) 분석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전·현직 직원 4400여 명이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하며, 이 중 약 400명은 1억 달러 이상의 자산가가 될 것으로 추산되었다.


그러나 재무적 우려와 정계의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스페이스X가 제출한 IPO 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49억 달러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2024년 7억 9100만 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87억 달러를 기록했다.


과거 엔론의 회계부정을 예견했던 짐 채노스 창업자는 이러한 적자 지표를 근거로 스페이스X의 내실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또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서한을 보내 스페이스X의 재무 전망 근거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요구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왜곡된 IPO가 될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반면, 자본시장에서는 머스크의 파괴적 혁신 능력에 무게를 두는 낙관론이 여전히 우세하다.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는 피터 틸 팔란티어 창업자의 유명한 격언인 "머스크에 맞서 베팅하지 말라(Never bet against Elon)"는 문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 메타플랫폼이 상장 직후 주가 급락을 겪었던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스페이스X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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