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120% 초과 청주여교도소... 교화 대신 갈등 키우는 사법 사각지대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6-21 17:42

5인용 방에 평균 9명 혼거, 어깨 맞대고 칼잠 자는 열악한 수용 실태

폭언·폭행 노출된 교도관… 5명 중 1명 '정신건강 위험군' 판정

법무부 "2026년 교정 혁신의 원년 선포, 치료·재활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



법무부, 청주여자교도소서 제3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법무부는 지난 17일 충북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제3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교정시설 현장 진단에서 수용복을 착용한 법조기자단이 수용자의 하루 일과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 사진=법무부 제공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지난 17일, 충북 청주여자교도소 수용 거실(방) 앞 복도에 교도관의 날카로운 지시가 울려 퍼졌다. "곧 점호를 시작하니 모두 바르게 앉아달라"는 통제 수칙이었다.


취재진이 참관한 약 16.62제곱미터(5평) 크기의 혼거실은 성인 여성 12명이 들어서자 금세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없을 만큼 좁아 일부 수용자는 벽에 등을 붙이고 무릎을 가슴까지 모아 앉아야 했다. 벽걸이 선풍기 2대가 작동 중이었으나 내부의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1989년 개청해 2003년 현 위치로 이전한 청주여자교도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전담 교정시설이다. 고유정, 이은해 등 강력사범이 대거 수용되어 대중적 관심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전국 교정시설 중 비교적 현대화된 편에 속하지만, 고질적인 과밀 수용 문제는 비켜 가지 못했다.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 정원은 610여 명이나, 지난 17일 기준 실제 수용 인원은 742명으로 수용률 121.6%를 기록했다. 이날 취재진이 체험한 혼거실 역시 정원은 5명이지만 평균 9명이 생활하고 있다. 규정인원의 두 배에 가까운 인원이 한 공간을 쓰는 셈이다. 야간에 취침할 때는 어깨를 맞대고 모로 누워야 하며, 공간 부족으로 화장실 입구까지 사람이 누워야 겨우 수용이 가능한 실정이다. 교도소 내 67개 독방 중 절반가량도 공간 부족으로 인해 2명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청주여자교도소의 실제 독방 모습청주여자교도소의 실제 독방 모습.사진=법무부 제공



독방조차 제 기능을 잃어버린 수용 공간의 포화는 고스란히 현장의 긴장감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과밀 수용에 따른 밀집도 상승은 수용자 간 예민도를 높이고, 이는 교도관들의 관리 업무 가중과 안전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도소 측에 따르면 야간 근무 시 교도관 18명이 전체 수용자를 관리한다. 교도관 1인당 담당하는 수용자가 40명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현장의 손 모 교도관은 "근무 중 수용자와의 마찰은 일상적이며, 흥분한 수용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도 잦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거실 벽지를 훼손한 수용자의 상태를 확인하던 교도관이 폭행을 당했고, 지난 3월에는 흥분한 수용자가 휠체어를 밀어붙이며 위협하고 교도관의 허리를 발로 차 전신 타박상을 입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 교도관들은 규정상 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무기를 소지할 수 없으며, 사태 발생 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대치하는 것이 전부라고 한탄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 기자단과 국내 최대 여성 전담 청주여자교도소 현장진단정성호 법무부장관, 기자단과 국내 최대 여성 전담 청주여자교도소 현장진단. 사진=법무부 제공


과도한 스트레스와 위험 노출은 교정공무원의 심각한 정신건강 위기로 지표상 나타났다. 법무부의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의 약 20퍼센트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들의 자살 계획 경험률은 일반 성인 평균의 약 2.7배, 자살 시도 경험률은 약 1.6배에 달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스트레스의 주원인으로 과밀 수용으로 인한 가혹한 근무 환경과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지목했다.


교정당국은 열악한 수용 환경이 궁극적으로 재활 및 교화라는 본연의 목적을 흐려 재범률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사후 관리와 치료 중심의 교정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청주여자교도소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의 본질적 목표는 단순 격리가 아니라 재범을 예방하여 국민 안전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여성 수용자 맞춤형 전문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대폭 도입하고, 유관 부처와 연계해 마약 중독 재활 및 실질적인 사회복귀 안전망을 구축하겠다" 밝혔다. 아울러 "2026년을 교정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현장 근무자들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고 재사회화 중심의 사법 환류를 완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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