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PT·보디프로필 준비가 부르는 횡문근융해증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7-20 15:56

급성 신부전 위험, 최대 22.6배까지 치솟아

숙취 해소용 운동도 위험 신호

"체력에 맞춰 강도 서서히 올려야"



횡문근융해증횡문근융해증. 사진=AI가 만든 이미지]


최근 강원도의 한 군부대에서 병사가 강압적인 팔굽혀펴기를 하고 난 뒤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아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질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2024년에도 군기 훈련 도중 횡문근융해증으로 쓰러진 육군 훈련병이 민간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져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횡문근융해증이 군 장병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여름철 단기간에 몸을 만들려고 고강도 근력운동을 반복하거나, 보디 프로필 촬영을 앞두고 운동량을 무리하게 늘리거나, 일대일 맞춤 운동(PT)을 시작하며 갑자기 강도를 높이는 일반인에게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횡문근은 팔다리의 골격근처럼 몸을 움직이는 가로무늬근육을 가리킨다. 횡문근융해증은 이 근육이 심하게 손상돼 근육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으로, 흔히 근육이 녹는다고 표현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근육에 필요한 산소와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근육세포가 손상을 입는다. 이때 미오글로빈과 크레아틴키나아제, 전해질 등 근육세포 속 물질이 혈액으로 대량 흘러나오는데, 이것이 횡문근융해증으로 이어진다.


원인은 크게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나뉜다. 외상성은 교통사고나 압박 손상처럼 근육이 직접 다치는 경우이며, 비외상성은 과도한 운동, 감염, 약물, 과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술을 마신 다음 날 땀으로 술을 빼겠다며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요즘처럼 덥고 습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고강도 운동을 이어가면 발병 위험이 더 커진다. 여기에 탈수까지 겹치면 위험도는 한층 높아진다.


횡문근융해증이 위험한 것은 근육 손상 그 자체보다 뒤따르는 합병증 때문이다. 손상된 근육에서 나온 미오글로빈이 콩팥을 상하게 해 급성 신장 손상(급성 신부전)을 부를 수 있고, 전해질 이상으로 부정맥이나 쇼크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횡문근융해증에 의한 급성 신장 손상은 전체 급성 신부전 원인의 7에서 10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운동한 부위의 심한 근육통, 근력 저하, 부종이다. 특히 소변이 갈색이나 콜라색으로 바뀐다면 횡문근융해증을 강하게 의심해봐야 한다. 손상된 근육에서 흘러나온 미오글로빈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발열, 구토, 전신 쇠약감이 동반되고 콩팥 기능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급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진단은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이뤄진다. 혈액에서 크레아틴키나아제와 미오글로빈 수치가 크게 높아지거나 소변에서 미오글로빈이 검출되면 횡문근융해증으로 진단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가 크게 오른 환자는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위험이 22.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되도록 빨리 충분한 수액을 공급하는 일이다. 고강도 운동을 즉시 멈추고 안정을 취하며 수액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다만 치료 시기를 놓쳐 급성 신부전으로 악화하면 혈액투석이 필요해지는 경우도 있다.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체력에 맞춰 운동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여가야 한다. 폭염이나 고습도 환경에서는 무리한 운동을 피하고 운동 전후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스타틴 계열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근육 손상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이상 증상 관찰이 필요하다.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김재균 교수는 "운동 강도는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끌어올려야 한다"며 "운동 후 평소와 다른 심한 근육통이나 갈색 소변이 나타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지 말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탈수는 횡문근융해증을 악화시키는 대표적 위험 요인"이라며 "특히 여름철에는 운동 중과 운동 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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