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국민저항권 선포' 강조하며 서부지법 이동 지시…물리적 충격 정당화 주장 담겨
경찰이 올해 1월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는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5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나온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대상으로 경찰이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신앙심을 악용한 가스라이팅과 지시' 의혹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압수수색을 진행한 경찰은 영장을 통해 "전 목사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이모 씨와 윤모 씨를 특임전도사로 임명한 뒤, 그들의 신앙심을 이용한 심리적 지배 아래 두었으며, 지시에 따른 대가로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또한 경찰은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등 최측근에게 내려진 명령이 윤씨와 이씨 같은 '행동대원'들에게 전달되는 지시·명령 체계를 전 목사가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영장에는 법원 난입 폭동 사태를 촉발시킨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명확한 지시가 내려진 정황도 담겼다. 경찰은 전 목사가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1월 18일 주최한 집회에서 "국민저항권 선포를 완성한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참가자들이 서부지법으로 향하도록 집회 진행을 지시했다"고 파악했다.
또, 서부지법의 구속영장 발부에 반대하는 분위기를 부추겼으며, 만약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저항권이라는 명목으로 국가기관이나 그 기능에 물리적 충격을 가하는 행위마저 정당하다는 주장을 폈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경찰은 그동안 판사에 대한 전 목사의 공격적인 언사가 사실상 지령과 다름없었다고 보았다. 명시적인 지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윤씨와 이씨 등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물리력을 행사하여 공권력에 저항하라'는 지령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전 목사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윤씨와 이씨는 실제로 서부지법에 난입했으며,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 6개월과 3년을 선고받았다. 사랑제일교회 등은 이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가담하여 재판을 받은 이들에게 변호인 선임 비용과 영치금을 지원했다.
전 목사 측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영장 내용에 대해 강력히 반박했다. 이들은 "전 목사가 (윤씨와 이씨에게) 구체적으로 '습격하라'고 지시한 증거가 없으니, 가스라이팅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여 가설을 세운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장에서 '행동대장'으로 지목된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광화문 집회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던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혜식 대표와 유튜브 채널 '홍철기TV'의 홍철기 대표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은 불법집회에 가담한 적이 없으며, 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진정한 배후는 따로 있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서부지법 난동 사태 발생 당시 법원 앞이 아닌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으로 집회 장소를 옮긴 상태였고, 이 과정에서 경찰에 소요 발생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원 앞에 머물며 불법 집회를 옹호했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윤 전 대통령 지지단체 '국민변호인단' 관계자들이 '진정한 배후'라고 주장하며 경찰 수사의 방향이 잘못됐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신 대표는 '제출한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이 끝나는 대로 소환조사 일정이 정해질 것'이라며 "경찰 조사에 성실하고 투명하게 임하겠다"고 천명했다.
경찰이 올해 1월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는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5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 경찰 병력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1과는 이날도 교회 인근 관계자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계속했다. 전날 발견된 사제 금고를 열기 위한 시도였으나, 금고는 텅 비어있었다. 교회 측은 "해당 금고는 과거 교회 이전을 위해 준비하던 건물의 응접실에서 발견된 것으로,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며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이 없어 전문 업체를 불러 개방한 결과 아무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앞서 특수건조물침입 교사 등의 혐의로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 신혜식 대표 등 7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 목사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
"메달도 내가 직접"… FIFA 평화상 품은 트럼프, 다음은 노벨상?
-
"재판 빨라야 하는데 멈출라"… 민주당, 내란재판부 '속도전' 대신 '숨 고르기'
-
서방 제재 뚫고 뭉친 푸틴-모디, '핵잠수함'으로 의기투합
-
"물·공기 같은 AI" 꿈꾸는 李, "인간 초월할 ASI" 예고한 孫
-
"유럽 원하면 싸우겠다" 적반하장 푸틴… 브뤼셀까지 뻗친 '러시아의 그림자'
-
"계엄은 헌법 수호" 尹의 옥중 강변… 야당 "정신병자의 말" 일축
-
젤렌스키 "전쟁 끝낼 기회 왔다"… 미 대표단 러시아행에 촉각
-
추경호 영장 기각… 국힘 "이재명표 '내란몰이'에 법원이 제동 걸었다"
-
"기후 재난이 현실로"… 동남아 휩쓴 대홍수, 1,100명 숨져
-
내년 예산 728조 합의… 지역화폐·국가장학금은 살리고 법인세는 올린다
-
"어디든 가장 빨리"… 소방헬기, 내년부터 지역 따지지 않고 날아간다
내년부터 관할 구역 구분 없이 사고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소방헬기가 즉시 출동하는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체계'가 전면 시행된다. 소방청은 7일 기존 시·도 소방본부의 관할 구역 중심으로 운영되던 소방헬기 출동 체계를 국가 통합 관리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에 따라 소방청 운항관제실이 헬기 위치와 성능, 거리 등을 종합해 전국 모든
-
인도 고아 나이트클럽 화재 참사… 가스 폭발로 최소 23명 사망
인도 서부의 유명 휴양지 고아(Goa)주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7일(현지시간) 가스 폭발로 인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23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지 경찰과 언론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0시 4분경 고아주 북부 아르포라 지역의 나이트클럽 '버치 바이 로미오 레인(Birch by Romeo Lane)'에서 발생했다. 주방 인근 가스
-
"동료 죽어가는데 밥도 안 줬다… 법원, '방관' 조리장도 살인 공범"
선장의 지속적인 가혹행위로 숨진 동료 선원의 시신 유기에 가담하고, 가혹행위를 방치해 살인을 방조한 혐의(살인방조 등)로 기소된 어선 조리장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시체유기 및 살인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조리장 A(49)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5일 확정했다. 앞서 살인과 시체유기 혐의로 주범인 선장
-
NORAD, 70년째 '산타 추적 작전' 가동… 올해는 AI와 함께 뛴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성탄절을 맞아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한 '산타클로스 추적 작전'을 올해도 어김없이 수행한다. 올해는 행사 7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 기술도 새롭게 접목했다. 4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NORAD의 위치 추적 서비스인 '트랙스 산타(Tracks Santa)'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이 지난 1일 공식 가동에 들어갔다.
-
민주당, 대의원 기득권 내려놓나… '1인 1표' 당헌 개정안 9부 능선 넘어
더불어민주당이 4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 가치를 동등하게 적용하는 '1인 1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무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참석자 만장일치로 당헌·당규 수정안을 5일 중앙위원회에 부의하는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
'살 빠지는 당뇨약' 마운자로, 건보 적용 첫 관문 넘었다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주목받는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건강보험 급여권 진입의 첫 능선을 넘었다. 다만 급여 범위는 비만 치료가 아닌 제2형 당뇨병 치료로 한정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를 열고, 마운자로를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위한 치료제로 사용할 때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심의했다.
-
"섞기 힘든 금속 30종, 탄산수로 한 번에"... 상온 합성 기술 열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섭씨 수천 도의 고온이 필수적이었던 차세대 금속 소재 합성을 상온의 물속에서 1분 만에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는 신소재공학과 조승호·이석빈 교수와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김정환 교수팀이 독일 쾰른대, 미국 퍼듀대와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다성분 금속 나노 입자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5가지
-
반도체 살리고 중소기업 받쳤다… 수출 7천억 불 '금자탑' 눈앞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천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무역 유공자 및 정부·유관기관장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2회 무역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6천402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의
-
"가족이란 이름의 은폐 끝났다"… 친족 성범죄 공소시효 전면 폐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친족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가 전면 폐지된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 등 소관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13세 이상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친족의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게
-
"수도권 반값 부지에 규제 빗장 풀었다"… 인천 로봇랜드, 기업 유치 승부수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12월 1일 인천로봇랜드 내 산업시설용지가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민선 8기 핵심 공약인 첨단 로봇산업 클러스터 구축과 지난 10월 발표된 '로봇산업 혁신성장 정책'과 맞물려, 2030년 로봇산업 3조 원 시대를 견인할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번 지정으로 로봇 기업 입주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