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대 항공기부터 사라진 황금 골프채까지…공직자 윤리 규정 위반 의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된 애플의 기념패와 황금 받침대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부터 최근까지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총수들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받아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악관이 그의 '선물 창고'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공직자 윤리 규정을 위반한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최근 사례로,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메이드 인 USA' 문구가 새겨진 기념패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특히 이 기념패의 받침대는 그의 취향을 고려한 듯 순금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은 선물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카타르 왕실로부터 받은 보잉 747-8 항공기는 그 가치가 무려 4억 달러(약 5,553억 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미국 대통령이 외국으로부터 받은 모든 선물의 가치를 합친 것보다 100배 이상 큰 액수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메달세트를 선물로 받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문제는 이러한 선물 수수가 미국의 연방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법은 공무원이 외국으로부터 480달러(약 66만 원)를 초과하는 선물을 받을 경우, 이를 정부 기관에 넘기거나 상응하는 금액을 재무부에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부터 규정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연방 하원 조사 결과, 그와 가족은 2017년부터 2021년 퇴임까지 최소 117건, 총액 29만 달러(약 4억 원)가 넘는 외국 선물을 신고하지 않고 개인이 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미신고 목록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받은 백호 및 치타 모피 의류와 상아 손잡이 단검 등이 포함돼 파문을 일으켰다.
골프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진= EPA 연합뉴스)
심지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물한 황금 골프채는 현재 행방조차 묘연한 상태로, 선물 관리의 허술함마저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공보실의 데이비스 잉글은 "전 세계 지도자와 경영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에 감명받아 미국 투자를 위해 백악관을 찾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활동을 보여주는 선물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윤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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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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