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잭슨홀 연설서 고용 하방 위험 첫 인정…정책 조정 가능성 시사에 3대 지수 일제히 급등
S&P500 6,400선 돌파, 러셀2000 3.86% 폭등…시장, '매파 아닌' 파월에 환호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에 불을 뿜었다. 파월 의장이 시장이 그토록 기다리던 금리인하 기대감에 다시 불을 지피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기록적인 랠리가 펼쳐졌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는 전장 대비 846.24포인트(1.89%) 폭등한 45,631.74에 거래를 마감하며 역사상 최고점을 새로 썼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96.74포인트(1.52%) 급등한 6,466.9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396.22포인트(1.88%) 튀어 오른 21,496.5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을 움직인 것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 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한 파월 의장의 연설이었다. 그는 연설을 통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상방, 고용 리스크는 하방으로 치우쳐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시장은 그가 처음으로 '고용의 하방 위험'을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실업률과 기타 노동시장 지표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정책 기조 변경을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하며, "정책이 제약적 영역에 있는 상황에서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의 변화는 정책 기조 조정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may warrant)"고 덧붙였다.
시장은 이 발언을 사실상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로 해석했다. 물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도 늦추지 않았으나, 투자자들은 고용 둔화 가능성과 그에 따른 정책 전환 가능성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며 환호했다.
사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엄밀히 따지면 완전한 '비둘기파(dovish)'적 선회라고 보기는 어렵다. 연준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며 굳이 '정당화할 수도 있다(may warrant)'는 조건부 표현을 사용한 것은, 금리인하의 문을 열어두되 상황에 따라 닫을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따라서 '매파적(hawkish)이지 않았다'는 해석이 더 정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9월 25bp 금리인하 확률은 파월 발언 직후 90%를 상회했으나, 장 마감 무렵에는 투자자들이 그의 발언을 곱씹으며 83.1% 수준으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이러한 미묘한 뉘앙스보다는 당장의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하며 가속 페달을 밟았다. 금리인하 시 최대 수혜가 예상되는 우량주 중심의 다우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것이 그 방증이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 역시 3.86% 폭등하며 시장 전반에 퍼진 온기를 증명했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전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금리 변동에 민감한 임의소비재 업종은 3.18%나 급등하며 금리인하 수혜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테슬라는 6% 넘게 폭등했고,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는 2% 안팎의 견조한 상승률을 보였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애플 등도 1%대 강세로 장을 마쳤다.
금리인하가 산업 전반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소비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경기 가늠자로 불리는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 주가도 4.25% 올랐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금융주들도 3%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모기지 금리 하락 기대감에 주택용품 판매점 홈디포 역시 4% 가까이 뛰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5% 이상 급등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인텔 지분 10% 투자 계획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한 데 따른 것이다.
노스라이트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한 달 안에 금리를 동결하기에는 현재 기준금리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시장이 환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히던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마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9월 회의 전까지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올 것이며, 나는 열린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해 금리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한편, 시장의 공포 심리를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2.38포인트(14.34%) 급락한 14.22를 기록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안정됐음을 시사했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
결국 '재난사태' 선포된 강릉… 저수율 15.7% 역대 최저
-
트럼프 '관세 전쟁'에 사법부 제동… "대통령 권한 남용"
-
해수부 부산 이전, 지방선거 최대 '뇌관'으로 부상
-
노란봉투법, 국민 10명 중 6명 "찬성"…그러나 이념·세대 따라 '극명한 시각차'
-
김정은, 中 전승절 참석으로 다자외교 '첫발'
-
해외 직구 'K-브랜드' 주의보…4개 중 3개가 '짝퉁'
-
트럼프, '고전주의 건축' 의무화·공무원 교섭권 박탈... 논란의 행정명령 서명
-
정치가 과학을 해임하다: 美 CDC 초유의 사태
-
특검, 김건희 구속 기소 강행…'헌정사 초유'의 날
-
한미일 외교 '청신호' 켠 이재명 대통령, 이제는 '국내 정치' 시험대
-
채상병 사건 핵심 관계자, 황유성 전 방첩사령관 특검 출석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은폐 의혹과 관련해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을 불러 조사했다. 황 전 사령관은 사건 당시 군 정보기관인 방첩사령부를 이끈 인물로, 이번 조사는 사건의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전 사령관은 오늘(30일) 오전 9시 25분경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특검
-
김호중 이감으로 재조명… '소망교도소'의 모든 것
최근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복역 중인 가수 김호중이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로 이감되면서, 김호중의 이감은 많은 이들에게 낯선 개념이었던 민영교도소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고, 이로 인해 국내 유일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가 설립 15년 만에 다시 주목받았다. 아시아 최초의 민영교도소, '소망교도소'의 탄생 소망교도소는 2010년 12월 경기도
-
전력 생산하고도 못 파는 소규모 사업자들, 정부가 연내 437㎿ 규모 접속 지원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2025년 제2차 전력계통 혁신 포럼'을 열어 전력망 접속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발전 사업자를 위해 올해 안에 437㎿ 규모의 접속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포럼에는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전력공사 등 관계 기관이 참석해 소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접속 지연 문제 해소 방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 현재
-
이시원 전 비서관, 특검 재소환…'VIP 격노' 회의 진술 조태용 전 실장 겨눴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초동 조사 기록 회수 관여 혐의(직권남용)로 특별검사팀의 두 번째 피의자 조사에 출석한다. 특검팀은 새로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교차 검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첫 조사에 이은 두
-
당신이 믿는 AI는 몇 점? WP, 9개 AI 검색 도구 신뢰성 평가
주요 인공지능(AI) 모델을 대상으로 한 검색 정확도 테스트에서 구글의 'AI 모드'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5 기반 챗GPT는 2위에 머물렀다. 이번 테스트는 AI가 복잡한 질문에 얼마나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답을 제공하는지 평가하기 위해 진행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
"트럼프 죽여라"... 미 성당 총격범의 증오
증오 문장 등이 적힌 美 미네소타 총격범의 총기와 탄창. (사진= 유튜브 이미지 캡처 로이터 연합뉴스)2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 성당에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한 다수의 사상자를 낸 총격범의 총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증오가 담긴 글귀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
한미회담 여론, 세대·이념 따라 '극과 극'으로 갈렸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워싱턴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발표됐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 높은 지지를 보인 반면, 20대에서는 부정적 시
-
젊은 당뇨 대란, 10대·20대 건강에 켜진 '적신호'
1형 및 2형 당뇨병 유병률 변화 및 성차간 위험도 과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당뇨병이 이제 국내 30세 미만 청년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공중 보건 과제로 부상했다. 지난 13년간 관련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특히 소득 수준이 낮은 취약 계층의 발병률이 현저히 높게 나타나 소득에 따른 건강 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이
-
'윤석열 구치소 CCTV' 판도라 상자 열리나…법사위, 현장검증 의결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9월 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구치소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수감 생활 중 특혜 의혹과 특별검사팀의 체포
-
'3대 특검 강화법' 상정에 여야 정면충돌…국민의힘 퇴장 속 심사 착수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추미애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이른바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의 수사 권한을 한층 확대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여당의 주도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