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범죄와의 전쟁' 선포 후 병력 투입… 시민들 "인종주의적 감시" 강력 반발
권총 차고 워싱턴DC 순찰하는 주방위군 모습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수도 워싱턴 D.C.에 배치된 주 방위군이 본격적인 무장 순찰에 돌입했다. 연방정부의 전례 없는 치안 개입에 시민들의 반발과 저항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AP 통신 등 주요 외신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치안 유지를 위해 창설된 합동 태스크포스(TF)의 성명을 인용해, 이날부터 관내에 배치된 일부 주 방위군 병력이 공무상 지급된 무기를 휴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워싱턴 D.C.의 교통 허브인 유니온역 외부에서는 권총을 허리에 찬 주 방위군 대원들의 모습이 시민들과 언론에 목격되면서 도시 전역의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태스크포스는 성명에서 군의 교전 규칙을 상기시키며 "무력 사용은 오직 최후의 수단으로서, 임박한 사망이나 심각한 신체적 상해의 위협에 대응하는 경우에만 정당화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워싱턴 D.C. 주민들의 안전과 안녕을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시민들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의 범죄율 증가를 명분으로 내세워 도시의 치안 업무를 연방정부 통제하에 두겠다고 전격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발표 직후 약 2천 명에 달하는 주 방위군 병력이 수도에 파견됐으며, 국방부는 지난 22일 이들 중 일부가 곧 무기를 휴대하고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 예고한 바 있다.
워싱턴DC에서 열린 시위 (사진= AFP 연합뉴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병력이 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순찰과 같은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들만 총기를 휴대할 것이며, 교통 통제나 행정 지원 업무를 맡은 요원들은 기존처럼 비무장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무장 병력은 M17 권총 또는 M4 소총 중 하나를 지급받게 되며, 무장을 하게 될 병력의 정확한 규모는 작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방정부의 강경한 조치에 대한 반발 여론은 주말 사이 워싱턴 D.C. 곳곳에서 항의 시위로 분출했다. 시민들은 주 방위군뿐만 아니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까지 대거 시내에 배치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연방 요원들이 시위대를 강압적으로 체포하고 구금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며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민주당 성향의 저명한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는 이날 하워드대학교에서 열린 한 행사 연설에서 "주 방위군의 워싱턴 D.C. 주둔은 범죄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감시하고 억압하기 위한 것"이라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 조치는 명백한 편견과 인종주의로 점철돼 있다"면서 "연방정부의 개입 대상으로 지목된 워싱턴 D.C., 시카고, 뉴욕의 시장은 모두 흑인 민주당 소속이다. 단 한 명의 백인 시장도 거론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태의 본질이 인종적, 정치적 탄압에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를 시작으로 시카고와 뉴욕 등 다른 대도시에도 주 방위군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갈등은 미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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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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