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난쏘공에 국회가 답해야"…산재·불공정 경제 구조 개선 강력 촉구
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22대 국회의 첫 정기회 개회사를 통해 '민생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우 의장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1차 본회의 개회사에서 산재 예방 강화, 경제적 약자 보호, 기후위기 대응, 그리고 개헌 논의 본격화를 4대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국회의 전면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21세기 난쏘공 도처에…국회가 응답해야"
우 의장은 먼저 50년 전 준공된 국회의사당의 역사를 되짚으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국민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의구심과 기대 속에 국회가 출범했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민생은 여전히 고단하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특히, 조세희 작가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인용하며 "21세기의 '난쏘공들'은 우리 사회 도처에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하청 노동으로 내몰린 청년, 반지하에 사는 주거 약자, 불법 사채에 시달리는 피해자, 폐업의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의 사례를 열거하며 이들의 고통에 응답하는 것이 국회의 책무임을 역설했다.
4대 핵심 과제 제시: 산재 예방, 경제 약자 보호, 기후위기, 개헌
우 의장은 이번 정기국회가 집중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산재 예방과 국민 안전'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산업재해로 2,098명이 사망했고, 이는 하루 평균 5명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다는 의미"라며 참담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산재는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과 사회적 안전망 부재가 낳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규정하며, ▲산재보험 선보상 제도 도입 ▲산재 예방을 위한 국고지원 확대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 강화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등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두 번째 과제로는 불공정한 경제 구조 개선을 위한 '경제적 약자의 교섭권 보장'을 강조했다. 우 의장은 "전기료가 올라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하는 중소기업, 가맹 본사가 비싼 필수 품목을 강요해 고통받는 점주들의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들이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교섭권 보장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 번째로, 급변하는 통상 환경과 심화되는 기후위기에 대한 국회의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자국 우선주의에 맞서 우리 산업 기반을 보호해야 한다"며 '한국판 IRA법'과 'K-스틸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AI, 기후,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제출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등 중요한 과제를 앞두고 국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평화가 국익"…한반도 평화 결의안 및 개헌 특위 구성 제안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오는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회가 '한반도 평화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우 의장은 "평화가 곧 국익이고 가장 강력한 안보"라고 힘주어 말하며, 전쟁 반대, 핵·미사일 개발 반대, 인도적 협력 재개, 대화 복원 등의 기본 원칙에 여야가 합의하여 국제사회에 평화 의지를 천명하자고 했다.
나아가, 시대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는 현행 헌법 개정의 시급성을 재차 제기했다. 우 의장은 "낡은 지도로는 미래로 항해할 수 없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1차 목표로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이번 정기국회 내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민투표법 개정까지 마무리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신뢰 없이는 국회도 없다"…국회 개혁 의지 다져
마지막으로 우 의장은 국회 자체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 등을 겪으며 국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높다"며 ▲일하는 국회 문화 정착 ▲대통령과 사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통한 삼권분립 강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윤리 기준 확립 등 국회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우 의장은 논어의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인용하며 "국민의 신뢰 없이는 국회도 바로 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정기국회가 민생과 민주주의의 보루로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개회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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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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