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회담서 '비핵화' 실종…정부, 11월 APEC서 외교적 돌파구 모색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이에 대해 보도했다. (사진=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중국·러시아의 '베이징 결탁'이 현실화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구상은 물론 한국의 외교 전략 전반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의제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정부가 직면한 외교적 난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거행된 중국의 전승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장면이 연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주석단에 올라 '3국 연대'를 과시한 것이다.
북·중·러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1959년 이후 66년 만의 일로, 이는 단순한 외교적 회동을 넘어 반미·반서방 연대의 본격적인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 나라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반미'라는 뚜렷한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이는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기반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한미 양국의 외교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 북중 정상회담서 사라진 '비핵화'…中 역할론 '회의'
열병식 다음 날인 4일 진행된 북중 정상회담 결과는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양국 관영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회담에서는 과거와 달리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양국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총 다섯 차례의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며, 당시에는 매번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협상은 없다'고 공언하는 현재, '북핵 불용'을 외쳐온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당초 김 위원장의 방중 계획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외교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한국과 미국의 지속적인 대화 제안을 외면해 온 북한이 국제 무대로 나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담 결과가 사실상 중국의 '북핵 용인'으로 해석되면서, 가뜩이나 암울했던 비핵화 협상의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이라는 '전략적 후원자'까지 확보한 북한이 향후 대화에 나설 유인이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대화 테이블에 나서더라도, 비핵화가 아닌 핵보유국 지위에서 핵 군축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선(先)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를 모색해 온 한미의 접근법을 무력화시키는 구도다.
◇ 韓 외교의 돌파구는?…11월 APEC 정상회의에 쏠리는 눈
이처럼 엄중한 상황 속에서 '미국이 피스메이커, 한국은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려던 한국 정부의 외교 전략 역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현재의 교착 국면을 타개할 중요한 외교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미국, 중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두 아직 참석을 확답하지는 않았으나, 국제 정세와 회의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참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APEC을 계기로 한중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시 주석에게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압박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최우선 외교 과제로 떠올랐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국은 줄곧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이 비핵화 언급은 피하면서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자국의 역할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경주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면 이 역시 '빅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무역 분쟁 등 양국 간 현안이 주요 의제가 되겠지만, 회담 장소가 한반도인 만큼 북핵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 결국 APEC에서 한미중 3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얼마나 의미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느냐가 향후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11개월 전
기사 잘 보고 갑니다.화이팅~~~~!!!
-
"내란 잔재 못 뿌리뽑아"…민주당, 특검 연장 밀어붙였다
-
야유 속에서도…트럼프, 스페인에 월드컵 트로피 건넸다
-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여론이 찬성 앞섰다
-
"우리는 트럼프를 죽인다"…테헤란 광장에 등장한 관 속 트럼프
-
몽골 국빈방문 마무리한 이재명 대통령…"한몽 황금시대" 상징한 조랑말 선물
-
종전 MOU 9일 만에 또 깨졌다…美-이란 호르무즈 충돌 재점화
-
정부, 연말까지 47개 중앙기관에 'AI 행정시스템' 확대
-
미·이란 종전 각서 무색…호르무즈 두고 재충돌
-
이재명-뤼터 회담 계기, 한-나토 방산 협력 새 국면
-
한미일 SMR 협력각서 체결… 인태 원전시장 정조준
-
"항만공사 통합 멈춰라"…4개 항만 시민단체 한목소리
부산과 인천, 울산, 여수·광양 지역 시민단체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항만공사(PA) 통합 작업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지역 시민단체와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밀어붙이는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방침을 접고 각 항만공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오히려 키워야 한다고
-
오세훈 "성실히 갚는 청년만 바보 되는 나라"…정부 정조준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내 증시에 극심한 변동성을 불러온 레버리지 파생상품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적극적 빚 탕감 정책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오 시장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청년들에게 성실히 일할수록 손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청년만 결국
-
대법원, 야당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제동… "부작용 보완책 먼저"
대법원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 정책적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보완방안이 반드시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냈다. 정치권의 검찰 통제 시도가 자칫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화하는 한편, 인권 보호를 위한 영장 심사 강화에는
-
尹 '체포방해' 실형 확정…내란우두머리 등 7개 재판 남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사건이 9일 징역 7년의 실형 확정으로 마무리되면서, 그가 현재 받고 있는 형사 재판은 7개로 줄었다. 혐의가 가장 중한 내란우두머리 사건은 지난 2월 19일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돼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2·3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한 일반이적 혐의 사건은
-
낙동강 복류수, 대구 수돗물 30년 논란 마침표 찍나
대구 30년 먹는물 숙원, 복류수가 푼다 30년 넘게 이어진 대구 먹는물 문제 해결의 시험대가 될 낙동강 복류수 실증실험이 본격 시작됐다. 정부와 대구시는 내년까지 진행될 실증 결과를 토대로 지역 상수원 정책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대구 달성군 문산정수장에 낙동강 복류수 실증실험시설을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이번
-
김정은, 김일성 사망 32주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32주기인 8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내각·군 최고위급 간부들이 대거 수행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는 조용원·정경택·김성남·조춘룡·주창일·김정관·김승두·리히용·안금철 당 비서와 박태성 내각총리 등이 김 위원장과 함께 맨 앞줄에 섰다.
-
'좌초 전력' 북 5천t급 강건호 무기시험 완료…김정은 "2달 내 취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진수식 도중 좌초 사고를 겪은 신형 5,000t급 구축함 '강건호'의 무기체계 시험을 참관하고, 2개월 이내에 실전 취역할 것을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구축함 강건호의 전투체계 성능 평가 시험계획에 따라 진행된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함상포, 자동 기관포, 전자전 수단 등 주요 무기체계 시험을
-
홈플러스 회생 폐지 폭풍... 1만 3000명 일터 잃고 협력사 대금 공중분해
침체기에 빠진 업황 속에서 자금줄마저 막힌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3일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대형마트 업계 2위로 한때 전국에 140여 개 점포를 운영했던 홈플러스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
이준석 "미 의회 쿠팡 보고서는 일방적... 범정부 즉각 대응 촉구"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미국 연방 의회의 '한국 정부의 쿠팡 등 미국 기업 차별' 보고서 공개와 관련해 "범정부 대응체계를 즉시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조사의 편향성과 개인정보 유출 사실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 반박서를 미국 의회와 무역대표부(USTR)에 즉각 전달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
896조 '반도체 승부수'… 광주·전남 지역 현안 해결의 열쇠 되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896조 원 규모의 반도체·AI 투자 계획이 전남광주의 해묵은 현안을 해결할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30일 지역 정·재계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기지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막대한 전력, 용수, 부지, 물류망, 정주 여건 등 포괄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가 광주 군공항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