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할 일 했다" 강경 발언 이틀 만에 유화 제스처… 美 제조업 현실론 부상
"한미 관계 이상 없다" 강조하며 비자 문제 해결 가능성 첫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 체포·구금 사태와 관련, 기존의 강경 입장에서 선회해 문제 해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사태가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면서도,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해선 숙련된 외국 인력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US오픈 테니스대회 관람 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정말 좋은 관계다. 알다시피 우리는 (한국과) 방금 무역 협상을 체결했다"고 강조하며 양국 간의 공고한 경제 협력 관계를 상기시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국 내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그는 "만약 지금 미국에 배터리 기술을 아는 인력이 없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아 일부 전문가를 초빙해서라도 우리 인력이 배터리, 컴퓨터 제조나 선박 건조와 같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한국 기업들을 위해, 공장 가동 및 기술 이전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합법적으로 충원할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는 이 전체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더는 갖고 있지 않은 산업이 많다. 인력을 교류해야 하며, 인력을 양성하는 방법은 해당 분야에 능숙한 사람을 불러들여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단속 다음 날인 지난 5일 "내 생각에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했던 첫 반응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강경했던 초기 입장에서 선회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배경에는 한국 기업들로부터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음에도, 정작 공장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비자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행정적 난맥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우리 기업들의 오랜 민원이었던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나는 그들(한국)이 말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혀, 이번 발언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실질적인 비자 문제 해결로 이어질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
정부, 조직 대수술 착수…‘공룡’ 기재부 분리·검찰청 폐지
-
'불법 체류'라더니… 트럼프의 변심 "숙련공 없으면 韓 도움받아야"
-
78일 만에 마주 앉는 대통령과 여야…정국 분수령 맞나
-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56%, '민생 행보'에 3주 연속 상승
-
'관세 재판' 운명의 날 앞둔 미 재무부, '패소 시나리오'에 긴장
-
차가운 美 구금시설의 韓 근로자 300여 명… 영주권자까지 체포
-
'빵공장' 설전에 드러난 시각차…오세훈-박주민, 신통기획 놓고 정면충돌
-
조지아發 '한인 체포' 쇼크, 韓 정치권 강타…'책임론' 공방 격화
-
'장갑차·헬기까지 동원'…美,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급습해 475명 체포
-
헌법 89조의 벽…'검찰총장' 명칭 변경, 위헌 논란 재점화
-
공영방송 지배구조 대개편, '정치적 독립' 향한 중대 시험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사회적 대표성 강화를 목표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번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구성원을 확대하고 추천 주체를 다양화하며, 사장 선임 절차의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어 향후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에
-
법원, '선거방송심의' 판단 기준 제시... MBC 라디오 징계 취소
서울행정법원이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렸던 징계가 부당하다며 해당 처분을 취소 판결했다. 법원은 해당 방송을 '선거방송'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24일 MBC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방송심의
-
오후 4시 커피 금지!"…한 회사 공지가 불 지핀 '수면권 논쟁'과 디카페인 열풍
지난 1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 앞. '카페인은 제거하고 원두 풍미는 그대로'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입간판이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카페는 다른 메뉴가 아닌 오직 '디카페인 커피'만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고 있었다. 카페 내부 키오스크에서는 디카페인 콜드브루를 활용한 아메리카노와 라테는 물론, 1리터 대용량 제품까지 판매 중이었다. 가격은 일반
-
美 SEC, 가상자산 '세이프 하버' 도입 검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개편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기존의 '규제 및 처벌' 중심에서 벗어나, 가상자산 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합법적 성장을 지원하려는 SEC의 새로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
기록적 폭염과 극심한 가뭄, 2025년 여름 '기후 재앙' 경고
기상청이 분석한 2025년 여름철(6~8월) 기후는 역대급 폭염과 함께 집중호우와 극심한 가뭄이 공존하는 등 기후 양극화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평균기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열대야는 장기간 이어졌다. 기상청은 지난 4일,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대비 시스템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역대 1위 기록한 평균기온과
-
법 비웃는 불법 사금융, 올해 피해 역대 최고치 우려
서민과 청년 등 사회적 약자의 절박함을 파고드는 불법 사금융 범죄가 최근 3년 사이 두 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 을)이 4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부업법·채권추심업법 위반 사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관련 법
-
국회 문턱 넘지 못한 특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압수수색 재시도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하 특검팀)이 야당의 강력한 반발로 전날 영장 집행에 실패한 지 하루 만인 3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차 시도했다. 특검팀은 핵심 증거 확보를 위해 영장 집행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검팀의 이번 압수수색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
미 법원, 구글 손 들어주다…'AI 시대' 반독점 소송 분수령
세계 최대 검색 엔진 구글의 시장 독점적 지위를 해소하기 위해 미 법무부가 제안했던 '회사 분할'이라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법원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인공지능(AI)의 등장이 시장 환경을 급격히 바꾸고 있다는 점을 판결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
베이징 가기 전 ICBM 기지로…김정은의 '계산된 행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을 위해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직전,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핵심 연구 시설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기존 ICBM의 성능을 뛰어넘는 신형 고체 연료 엔진 개발을 보고 받고, 개발 사실과 실전 배치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
K-유니콘 육성 프로그램 순항…글로벌 시장 선도할 예비유니콘 15개사 신규 선정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예비유니콘 기업 15개사가 탄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는 1일,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지원 대상으로 이들 유망 중소기업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혁신성과 성장성이 검증된 기업이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스케일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선정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