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사규 위반 명목으로 조사관 보복… 트럼프 일가 사업 투자와 사면 연관성 의혹
주소지 없는 ‘유령 운영’의 폐해… 국제 사회 제재 망 뚫린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 로고. EPA=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이란으로 유출하고도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지난해 한 해 동안 바이낸스 계좌 1,500여 개에 이란 국적자가 접근했으며, 총 17억 달러(약 2조 4,582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테러 단체와 연관된 이란 법인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해당 자금 흐름은 바이낸스 내부 조사단에 의해 포착되어 경영진에 즉시 보고됐다. 그러나 바이낸스 경영진은 보고 수주일 뒤, 조사를 주도한 직원 최소 4명을 해고하거나 정직 처분했다. 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내 준법감시팀장을 포함한 6명 이상의 핵심 조사 인력이 수개월에 걸쳐 조직을 떠났다고 전했다.
바이낸스 측은 이들에 대한 인사를 두고 "고객 정보를 다루는 과정에서 사규를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며, 문제가 된 이란 관련 계좌는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AFP=연합뉴스
2017년 중국계 캐나다인 자오창펑(趙長鵬)이 설립한 바이낸스는 케이먼제도에 서류상 주소를 두고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점으로 삼는 등 불투명한 운영 방식으로 돈세탁과 탈세 의혹을 받아왔다. 앞서 자오 전 CEO는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되자 유죄를 인정하고 43억 달러의 벌금 납부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기류가 바뀌었다. 바이낸스가 트럼프 일가의 가상화폐 업체인 '월드 리버티'에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인 끝에, 지난해 10월 자오 전 CEO는 전격 사면됐다. 이번 이란 자금 유입 및 내부 고발자 보복 정황이 폭로됨에 따라, 자오 전 CEO를 향한 사면 적절성 논란과 바이낸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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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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