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거품론 및 마이크론 실적 경계감에 아시아 증시 동반 조정
'숏 감마' 효과 및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변동성 키웠다 분석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 동시 발동…코스닥도 891.52로 올해 상승분 반납
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락해 8,200선을 간신히 지키며 마감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극단적인 반도체 대형주 쏠림 현상으로 우려를 자아내던 코스피가 23일 급격한 조정을 맞이했다. 9,000선을 돌파한 지 단 3거래일 만에 지수는 8,200선까지 밀려나며 하루 기준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폭락한 8,203.84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올해 3월 4일(12.06% 하락)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큰 하락률이며, 전일 종가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0.34% 내린 9,083.54로 출발한 뒤 종일 우하향 흐름을 보였다. 급격한 낙폭에 한국거래소는 오전 11시 40분께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고, 오후 2시 33분에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해 20분간 매매를 중단시켰으나 지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조 1,391억 원과 4조 5,129억 원(합계 약 8조 6,500억 원)을 순매도하며 시장에 매물을 쏟아냈다. 개인은 홀로 역대 최대 규모인 8조 5,223억 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 사진=EPA/연합뉴스
업종별로는 시가총액 최상위 반도체 종목들이 하락을 주도했다. 전 거래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던 SK하이닉스는 하루 만에 12.47% 폭락하며 장을 마쳤고, 삼성전자 역시 12.31% 추락했다.
코스닥 지수 또한 전장 대비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로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오전 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으며, 지수가 900선 아래로 무너지면서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번 폭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 경쟁에 대한 회의론이 꼽힌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저가형 AI 모델의 등장과 가격 경쟁 심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간밤 뉴욕증시에서 아마존(-4.75%), 마이크로소프트(-3.18%)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론의 실질 전망치가 공식 가이드라인을 웃돌면서, 실제 실적이 이를 넘어서지 못할 경우 실망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차익실현을 부추겼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닛케이225 지수가 3.55%, 대만 가권지수가 1.34% 하락하는 등 동반 약세를 보였으나 한국 증시의 낙폭이 단연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독특한 구조적 요인이 변동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올해 코스피가 시총 상위주 위주로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압력이 누적된 상황에서, 지난달 말 출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이 변동성을 극대화했다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맞춰 운용사가 대규모 물량을 기계적으로 매매해야 하므로, 유가증권시장 시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종목의 주가 급락이 전체 지수 폭락으로 직결되는 '숏 감마(Short Gamma·하락 국면에서 헤지 물량 방출로 낙폭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는 현상)'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전장 대비 2.35% 급등한 89.41로 장을 마감했다. 평상시 이 지수가 10~20선 내외에서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육박하는 극단적인 위기 신호다.
기업 실적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도 심리적 지지선을 무너뜨린 원인으로 거론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높은 실적 기대감이 오히려 예상을 밑돌 경우 충격을 키울 수 있다고 짚으며, 이번 조정 국면에서 코스피의 기술적 저점 지지선을 7,900선 안팎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금지]
이우창
기자
-
"내란 잔재 못 뿌리뽑아"…민주당, 특검 연장 밀어붙였다
-
야유 속에서도…트럼프, 스페인에 월드컵 트로피 건넸다
-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여론이 찬성 앞섰다
-
"우리는 트럼프를 죽인다"…테헤란 광장에 등장한 관 속 트럼프
-
몽골 국빈방문 마무리한 이재명 대통령…"한몽 황금시대" 상징한 조랑말 선물
-
종전 MOU 9일 만에 또 깨졌다…美-이란 호르무즈 충돌 재점화
-
정부, 연말까지 47개 중앙기관에 'AI 행정시스템' 확대
-
미·이란 종전 각서 무색…호르무즈 두고 재충돌
-
이재명-뤼터 회담 계기, 한-나토 방산 협력 새 국면
-
한미일 SMR 협력각서 체결… 인태 원전시장 정조준
-
"항만공사 통합 멈춰라"…4개 항만 시민단체 한목소리
부산과 인천, 울산, 여수·광양 지역 시민단체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항만공사(PA) 통합 작업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지역 시민단체와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밀어붙이는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방침을 접고 각 항만공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오히려 키워야 한다고
-
오세훈 "성실히 갚는 청년만 바보 되는 나라"…정부 정조준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내 증시에 극심한 변동성을 불러온 레버리지 파생상품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적극적 빚 탕감 정책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오 시장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청년들에게 성실히 일할수록 손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청년만 결국
-
대법원, 야당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제동… "부작용 보완책 먼저"
대법원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 정책적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보완방안이 반드시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냈다. 정치권의 검찰 통제 시도가 자칫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화하는 한편, 인권 보호를 위한 영장 심사 강화에는
-
尹 '체포방해' 실형 확정…내란우두머리 등 7개 재판 남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사건이 9일 징역 7년의 실형 확정으로 마무리되면서, 그가 현재 받고 있는 형사 재판은 7개로 줄었다. 혐의가 가장 중한 내란우두머리 사건은 지난 2월 19일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돼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2·3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한 일반이적 혐의 사건은
-
낙동강 복류수, 대구 수돗물 30년 논란 마침표 찍나
대구 30년 먹는물 숙원, 복류수가 푼다 30년 넘게 이어진 대구 먹는물 문제 해결의 시험대가 될 낙동강 복류수 실증실험이 본격 시작됐다. 정부와 대구시는 내년까지 진행될 실증 결과를 토대로 지역 상수원 정책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대구 달성군 문산정수장에 낙동강 복류수 실증실험시설을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이번
-
김정은, 김일성 사망 32주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32주기인 8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내각·군 최고위급 간부들이 대거 수행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는 조용원·정경택·김성남·조춘룡·주창일·김정관·김승두·리히용·안금철 당 비서와 박태성 내각총리 등이 김 위원장과 함께 맨 앞줄에 섰다.
-
'좌초 전력' 북 5천t급 강건호 무기시험 완료…김정은 "2달 내 취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진수식 도중 좌초 사고를 겪은 신형 5,000t급 구축함 '강건호'의 무기체계 시험을 참관하고, 2개월 이내에 실전 취역할 것을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구축함 강건호의 전투체계 성능 평가 시험계획에 따라 진행된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함상포, 자동 기관포, 전자전 수단 등 주요 무기체계 시험을
-
홈플러스 회생 폐지 폭풍... 1만 3000명 일터 잃고 협력사 대금 공중분해
침체기에 빠진 업황 속에서 자금줄마저 막힌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3일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대형마트 업계 2위로 한때 전국에 140여 개 점포를 운영했던 홈플러스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
이준석 "미 의회 쿠팡 보고서는 일방적... 범정부 즉각 대응 촉구"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미국 연방 의회의 '한국 정부의 쿠팡 등 미국 기업 차별' 보고서 공개와 관련해 "범정부 대응체계를 즉시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조사의 편향성과 개인정보 유출 사실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 반박서를 미국 의회와 무역대표부(USTR)에 즉각 전달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
896조 '반도체 승부수'… 광주·전남 지역 현안 해결의 열쇠 되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896조 원 규모의 반도체·AI 투자 계획이 전남광주의 해묵은 현안을 해결할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30일 지역 정·재계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기지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막대한 전력, 용수, 부지, 물류망, 정주 여건 등 포괄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가 광주 군공항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