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동맹 OPEC 떠난 UAE, 6월 한 달간 선적량 전월비 30퍼센트 폭증
골드만삭스 "해협 정상화 및 공급 회복 맞물려 원유 시장 과잉 국면 회귀"
걸프국 전체 수출 회복세 속 미·이란 협상 진전 호재로 유가 하락 안정세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유조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한 직후, 생산 쿼터 제약에서 벗어나 원유 수출을 최근 중동 갈등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하루 원유 물동량도 1000만 배럴을 돌파하면서 이란의 해협 통제력이 급격히 무력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1일(현지시간) 선박 추적 데이터(보르텍사 및 케이플러)를 인용해 UAE의 6월 원유와 콘덴세이트(초경질 원유) 수출량이 전월 대비 약 30퍼센트 급증하며 일일 390만 배럴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로이터 통신 역시 자체 집계 기준을 바탕으로 UAE의 6월 수출량이 일일 370만 배럴을 기록해 지난 2020년 4월의 종전 최고치인 일일 344만 배럴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전했다.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에서도 UAE가 수출을 급증시킬 수 있었던 원인으로는 두 가지 우회 전략이 꼽힌다.
첫째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송신기를 끄고 해협을 은밀히 운항하는 일명 다크 베슬(Dark Vessel) 방식이다. 둘째는 동부 해안의 푸자이라 항구까지 연결된 육상 파이프라인으로 원유를 수송한 뒤, 오만 해역에서 대기 중인 다른 선박에 환적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미군의 해상 방어 지원이 강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전체 상업 물동량은 일일 1000만 배럴을 넘어섰다. 전쟁 이전 해협의 하루 통과량이 약 2000만 배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우회 경로를 통해 수송 가능한 500만 배럴을 합산하면 전체 공급량은 정상 수준에 근접하게 된다. 이란을 제외한 걸프 지역의 6월 원유 선적량 역시 전월 대비 65퍼센트 급증한 일일 700만 배럴로 집계됐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란이 해협 통제력이 상실되었다는 점을 뒤늦게 인지하고 최근 통항 선박에 대한 도발과 공격을 재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항. 사진=EPA/연합뉴스
수출 활로가 트이자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는 전방위 판로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프리카, 미국 서부, 북서유럽, 지중해 등으로 시장을 넓히는 한편, 나이지리아 당고테 정유소와 튀르키예 투프라스 정유소 등에도 신규 공급을 시작했다. 앞서 UAE는 지난 5월 1일 자국 자원의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약 60년간 유지해 온 OPEC 회원국 지위를 자진 탈퇴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안정세를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란 전쟁의 영향이 줄어들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완전히 정상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 시장이 다시 공급 과잉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UAE의 수출 급증을 비롯한 중동 산유국의 공급 회복세와 미·이란 협상의 진전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현지시간 1일 기준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1달러 선으로 급락하며 최근 중동 갈등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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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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