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란 드론 격추하며 공습…이란은 미군기지에 미사일 맞불
'240억 달러 동결자산'·'레바논 전선' 얽히며 협상 고차방정식
파키스탄 내무장관 테헤란 급파…교착 뚫기 위한 중재 외교 총력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AP.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 교착 국면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제한적 무력 충돌을 이어가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 핵, 이란 동결 자산,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등 여러 의제가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중재국 파키스탄은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제 해상 교통을 위협하던 이란의 자폭형 공격 드론 2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양국 간 교전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무력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전날에도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향해 발사된 이란의 자폭형 드론 4기를 격추하고 이란의 해안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쿠웨이트와 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7발을 발사했으나, 미국과 주둔국의 방공망에 모두 요격됐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된 선박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양측은 이번 군사 행동이 모두 방어적 성격임을 강조하며 전면전 확대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미국인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전쟁을 본격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발적 충돌이나 오판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이 지난 4월 초 체결한 휴전협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며 긴장 완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장 밖에서는 이란의 동결 자산을 둘러싼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동결된 이란 자산을 걸프국의 전쟁 피해 복구 및 재건 비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이 걸프 동맹국들에 가한 보복 공격에 대해 재정적 책임을 묻겠다는 구상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미 피해 비용 산정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폭격받는 레바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러한 미국의 방침은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인 모흐센 레자이가 종전 합의의 핵심 선결 조건으로 240억 달러(약 37조 4000억 원)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한 직후 나왔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가 핵 합의 대가로 이란에 현금을 지급한 것을 ‘굴종 외교’라 비판해 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명분 없이 자금을 해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동결 자금을 걸프국 재원으로 쓰겠다고 맞받아친 것은 미국의 새로운 협상 카드로 해석된다.
여기에 레바논 전선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 사무총장은 미국이 중재한 휴전안을 '굴욕적인 항복 요구'라며 거부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대피령을 내리고 대규모 공습을 재개했다. 이번 주에만 헤즈볼라 목표물 650곳 이상이 타격받았으며 피란민은 100만 명을 넘어섰다.
모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왼쪽)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사진=이란 대통령실 제공
이란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며 협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레바논에서의 완전한 휴전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과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본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중재 외교도 분주해졌다. 모신 라자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이날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고위 당국자들과 회동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주선했던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의 친서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루돌프 하이칼 레바논군 사령관도 파키스탄을 방문해 두 사안을 분리 처리하는 ‘투트랙 중재안’을 타진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종전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레바논 전선의 교착과 동결 자산 공방, 호르무즈 해협의 충돌이 맞물리며 향후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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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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