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진단 후 운동 시작하면 심방세동 위험 15% 감소"

이우창 기자

등록 2025-08-26 06:26

서울대·고려대 공동 연구팀, 44만 명 추적 관찰 결과… "운동은 단순 습관 개선 넘어선 의학적 처방"



이상지질혈증에 운동은 필수이상지질혈증에 운동은 필수 (사진= 자료 이미지)


건강검진 결과표에서 '이상지질혈증'이라는 낯선 병명을 마주했다면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뚜렷한 증상이 없어 진단 후에도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위협'으로 불린다.


최근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진단 이후 꾸준히 운동을 시작하면 치명적인 심장 합병증인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운동이 단순한 생활 습관 개선을 넘어 중요한 의학적 처방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증상 없는 이상지질혈증, 방치하면 심장까지 위협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검사상 ▲총콜레스테롤 240㎎/dL 이상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160㎎/dL 이상 ▲중성지방 200㎎/dL 이상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40㎎/dL 미만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할 때 진단된다.


문제는 혈관 속에 기름기가 쌓여도 환자 스스로 느끼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가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방치하게 된다. 하지만 관리되지 않은 이상지질혈증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가장 흔한 부정맥 질환인 심방세동의 주요 원인이 된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심방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고 미세하게 떨리는 질환이다. 심장 리듬이 불규칙해지면서 가슴 답답함, 어지럼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더 큰 문제는 혈액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혈전(피떡)이 생기기 쉬워진다는 점이다. 


이 혈전이 혈관을 타고 흐르다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을, 심장 기능을 떨어뜨리면 심부전을 유발하며, 나아가 치매와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원인은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기름진 음식과 단순당 위주의 식습관, 과음, 운동 부족, 비만 등 생활 습관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치료 역시 약물 복용과 함께 생활 습관 개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운동은 '약', 중단은 '독'… 데이터로 증명된 운동의 두 얼굴

서울대 의대 의과학과 박상민 교수(대통령 주치의), 김혜준 연구원과 고려대 의대 의료정보학과 정석송 교수 공동 연구팀은 운동의 중요성을 데이터로 명확히 입증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이상지질혈증을 처음 진단받은 성인 44만 1,509명의 데이터를 약 9년간 추적 관찰했다.




혈관 콜레스테롤혈관 콜레스테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분석 결과, 진단 전에는 거의 운동하지 않던 환자가 진단 이후 주당 1,000 MET/분(MET·Metabolic Equivalent Task: 운동 강도 단위) 이상으로 신체활동을 늘리자,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운동하지 않는 그룹에 비해 15%나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의 경우도 뚜렷했다. 진단 전 주당 1,000 MET/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던 환자가 진단 후 운동을 중단하자,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오히려 23%나 높아졌다. 이는 운동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참고로 'MET'는 운동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빠르게 걷기(30분), 가벼운 등산(20분), 자전거 타기(25분) 등을 주 5회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1,000 MET/분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결코 높지 않은 목표다.


이러한 운동의 예방 효과는 성별, 스타틴 등 약물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운동이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안정화하고, 체중·혈압·혈당과 같은 심방세동의 다른 위험 요인들을 동시에 개선함으로써 예방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박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운동이 단순한 생활 습관 개선 차원을 넘어,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방세동 예방에 중요한 의학적 근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정석송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았다면 약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운동 처방'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신체활동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예방 의학 보고'(Preventive Medicine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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